삼성전자가 유럽 PC 시장에서 손을 뗀다. 지난 5월 남아프리카 시장 철수에 이은 것이어서 삼성전자의 PC 사업 포기설이 흘러나올 정도다.

삼성전자는 “주력 노트북 브랜드 ‘아티브북’은 물론 구글 크롬북 사업까지 유럽에서 철수한다”고 24일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의 해외 PC 사업은 노트북에 국한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 시장의 수요 감소에 따라 PC 신제품을 내놓는 대신 태블릿PC 판매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라며 “다른 지역 사업은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C 산업은 대표적인 사양 산업이다. 지난해 세계 PC 시장 규모는 3억1400만대 수준으로, 전년보다 10.1% 감소했다.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들이 노트북 수요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태블릿PC 출하량은 2억3550만대로, 1억8200만대를 기록한 노트북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여기에 중국산 PC 제조사들이 공격적인 저가 마케팅을 펼치면서 삼성전자의 PC 판매 실적은 더 악화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PC 시장 점유율은 2.3%(178만대 판매)까지 추락해 세계 8위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새롭게 부상하는 태블릿PC 시장에 집중하면서 노트북 시장은 거의 포기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PC시장 악화를 견디다 못한 소니는 2월 PC사업부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