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사람들이 기금형 퇴직연금을 선택할 때 과거 수익률만큼 중요하게 살피는 것이 있다. 각 퇴직연금이 ‘어떤 자산 컨설팅회사를 두고 있느냐’이다.

자산 컨설팅회사는 퇴직연금 이사회에서 자산을 배분하고 위탁 운용사를 선정할 때 핵심 조언을 해 주는 금융 컨설턴트다.

로빈 보워먼 뱅가드인베스트먼트 호주법인 전략담당 대표는 “은행계 퇴직연금을 제외한 산업형 연금과 공공기관형 연금의 투자 이사회에는 자산운용에 문외한인 노조 간부나 회사 임원이 절반 정도 포함돼 있다”며 “때문에 자산 컨설팅회사들이 투자 전략을 세우거나 위탁 운용사를 선정할 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자산 컨설팅회사로는 글로벌 퇴직연금 컨설팅 1위 업체인 머서를 비롯 타워스왓슨, 러셀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머서는 2009년부터 호주멜런금융센터와 함께 ‘글로벌 연금지수’를 발표할 정도로 퇴직연금 관련 최고의 전문가 집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슈퍼 타스플랜 오스콜 등 중소형 퇴직연금 펀드의 자산 배분과 투자 전략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 조사기관인 챈트웨스트의 지난 6월 보고서에 따르면 머서가 컨설팅하고 있는 ‘CFS 퍼스트초이스 그로스’의 지난 5년간 수익률은 성장형 퇴직연금 중 최상위권(연평균 10.7%)이다.

가입자에게 기금형 퇴직연금을 소개하고 자산관리 전략을 짜주는 금융 자문인들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투자권유 대행인’과 비슷하지만, 호주에선 주로 퇴직연금에 대해 조언한다는 점이 다르다.

금융 자문인들의 주 수입원은 새 가입자를 유치하거나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투자 상담을 해주고 받는 수수료다.

시드니·멜버른=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