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도전에서 혁신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주동 동부대우전자 연구개발본부 세탁기연구소 책임연구원이 인천 동부대우전자 부평연구소에서 자신이 개발한 세계 최초 벽걸이 세탁기 ‘미니’를 소개하며 활짝 웃고 있다. 부평=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이주동 동부대우전자 연구개발본부 세탁기연구소 책임연구원이 인천 동부대우전자 부평연구소에서 자신이 개발한 세계 최초 벽걸이 세탁기 ‘미니’를 소개하며 활짝 웃고 있다. 부평=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이주동 동부대우전자 연구개발본부 세탁기연구소 책임연구원(46)은 세계 최초 벽걸이 세탁기 ‘미니’를 만든 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연구원은 1988년 대우일렉트로닉스(동부대우전자의 전신)에 입사해 26년간 세탁기 개발에 몰두한 세탁기 전문가다.

2001년 출시한 세계 첫 ‘무세제 세탁기’부터 탈수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공기를 이용한 2005년 ‘바람탈수 세탁기’까지 혁신 제품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그중에서도 ‘미니’는 2012년 4월 출시 후 누적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어서며 동부대우전자의 간판 상품 중 하나가 됐다.

이 연구원은 정례화된 회의보다는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마다 연구원들끼리 격식 없이 대화하는 업무 분위기 덕에 미니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과 시도 때도 없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논의한다”며 “그렇게 하루에 수십 건씩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아이디어 뱅크를 키운다”고 말했다.

미니는 ‘빨래를 쌓아두지 않고 그때그때 빨 수 있는 작은 세탁기를 만들어 보자’는 의견에서 시작해 ‘세탁기를 벽에 걸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로 확대됐다.

항상 바닥에 놓여 있는 세탁기를 벽에 걸기까지는 어려움도 많았다. 그는 “그게 가능하겠느냐는 얘기도 많았지만 무모한 도전 없이는 혁신을 만들 수 없기에 끊임없이 연구했다”고 말했다.

마침내 2년6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쳐 3㎏ 용량의 ‘미니’를 세상에 내놨다. 15㎏ 안팎의 드럼세탁기에 비해 세탁시간은 60%, 물과 전기료는 80% 넘게 절약되고, 1회 세탁비용도 최대 45% 절약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연구원은 “연구소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단합력과 협업 체계는 더 앞설 것”이라며 “연구원들이 똘똘 뭉쳐 소비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고민하는 데 하루의 절반 이상을 쏟는다”고 말했다.

미니의 뒤를 이을 신제품에 대해서도 자신했다. 그는 “소비자가 원하면서도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제2의 ‘미니’를 만들고 싶다”며 “기존 세탁기와는 완전히 다른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제품을 앞세워 세탁기 시장에서 동부대우전자의 존재감을 내보이는 게 이 연구원의 최종 목표다.

부평=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