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 소비자 사로잡은 브랜드…파리바게뜨·롯데면세점·辛라면
파리바게뜨와 롯데면세점, 신라면 등이 국내 최고 파워 브랜드로 선정됐다. 래미안, 아반떼, 쏘나타, 롯데백화점, SK주유소, 이마트 등 16개 브랜드는 11년 연속 산업별 1위를 차지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올해 59개 산업, 206개 브랜드에 대한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National Brand Competitiveness Index)를 조사한 결과 70.3점으로 지난해 67.5점보다 2.8점(4.1%) 상승했다고 4일 밝혔다.

○16개 브랜드 11년간 1위 지켜

올해 조사에서 전체 59개 산업 중 무려 49개 산업의 NBCI가 상승했다. 지난해 조사 대상 산업의 73%가 하락했던 것과 대비된다. 제조업은 김치냉장고, 태블릿PC, 라면, 아파트, 양문형냉장고, 우유 등의 순으로 브랜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비스군에선 올해 처음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된 면세점의 브랜드 경쟁력이 가장 높았고 학습지, 국제전화, 백화점, 인터넷쇼핑몰, 편의점 등이 상위권을 이뤘다.

제조업 평균지수는 69.7점으로 지난해보다 2.4점 높아졌다. 경기침체 여파로 0.8점 하락했던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 시장 회복세는 기대해볼 만한 대목이다. 주목할 점은 동일 산업 1위와 3위 이하 브랜드 간 브랜드 경쟁력 격차가 크게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경기가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고 기업의 투자 여력도 호전되면서 소비자의 브랜드 선택 폭이 넓어진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제조업 전체에 걸쳐 하나의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기보다 여러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면서 브랜드 간 경쟁이 이전보다 훨씬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비스업도 마찬가지였다. 서비스업 평균지수는 71.0점으로 전년 대비 3.4점 올랐다. 제조업보다 더 큰 상승폭이다. 이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소비자 대상 마케팅 활동을 확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4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 소비자 사로잡은 브랜드…파리바게뜨·롯데면세점·辛라면
[2014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 소비자 사로잡은 브랜드…파리바게뜨·롯데면세점·辛라면
○브랜드 경쟁력 이례적 급상승

올해 브랜드 경쟁력지수가 70점 이상인 브랜드는 130개로 작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62개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브랜드 경쟁력지수가 하락한 브랜드는 5.8%인 12개에 불과했다. 2004년 NBCI 조사를 시작한 이후 이례적 상승세라는 것이 한국생산성본부의 설명이다.

올해 조사에서는 면세점이 태블릿을 밀어내고 브랜드 경쟁력과 구매의도 모두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면세점의 브랜드 경쟁력지수는 76점이었다. 해외여행객 증가 등으로 면세점 이용객이 빠르게 늘어난 데다 인터넷면세점 등이 각종 이벤트로 관심을 증폭시킨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치냉장고, 태블릿, 학습지는 74점이었고 국제전화, 백화점, 인터넷쇼핑몰, 편의점은 73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담배, 국제항공, 마시는 발효유, 스마트폰, 여성용 화장품, 종합병원 등은 68점으로 브랜드 경쟁력이 가장 낮은 산업으로 조사됐다.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인터넷서점은 다른 산업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구매의도를 보였다. 국내 경기침체 및 소비 부진 탓에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가격 경쟁력과 편의성 덕분에 높은 구매의도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온라인모바일 쇼핑에 대한 접근성이 쉬워지고,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이 대중화되고 있어서다.

스마트TV, 양문형냉장고, 전기압력밥솥은 브랜드 경쟁력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구매의도를 보였다.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지만 브랜드별 품질이 상향 평준화된 데다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구매의도가 낮게 조사됐다.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제조업보다 서비스 부문에서 이런 현상이 더 뚜렷한 만큼 해당 기업은 마케팅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NBCI

소비자가 인식하는 마케팅 활동과 브랜드 인지도, 재구매 성향 등의 연계 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수다. 이를 통해 브랜드 경쟁력, 구매의도 및 브랜드 충성도를 예측한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산업별로 시장점유율을 고려해 3~5개 브랜드를 선정하고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서 사용자와 비사용자 10만5840명을 개별 면접해 지수를 산출했다. 올해는 59개 산업 206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