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덕 부회장은 최근 캐나다 토론토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어떤 연금이든 안정적인 운용만 강조해서는 연금 고갈 위기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금 규모가 약 209조원인 캐나다연금은 1990년대 후반 고갈 위기에 직면했다. 가입자에게 받는 연금보험료보다 지급액이 많아져서다. 돌파구는 ‘투자이사회’ 설치였다. 1998년 설립된 투자이사회는 안전한 국채 대신 주식 부동산 등으로 투자 대상을 다변화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7.1%의 수익률을 달성한 가장 중요한 배경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8.6%로 손실이 컸지만 이후 운용에서 이를 메웠다. 2013회계연도(작년 4월~올해 3월)엔 16.5%를 기록했다. 한 해 동안 거둔 순수익이 28조원에 달했다.
그는 “장기간 고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안정성을 강조하는 대신 적극적인 투자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며 “다른 연기금이 자산별 포트폴리오를 미리 짜놓고 투자 대상을 찾는다면 우리는 개별 자산을 면밀히 검토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고 소개했다. 괜찮은 수익을 낼 것으로 평가되면 위험자산이든 아니든, 국내든 해외든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리덕 부회장은 “연금의 성격이 공적이든 사적이든 반드시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규제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정부 간섭을 배제하는 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이라며 “성과를 많이 낸 운용 전문가에게 추가 보수를 지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토론토=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