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증권은 산유국인 이라크의 내전 발발로 인해 국제유가(WTI)가 3분기 중 배럴당 115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15일 전망했다.

이라크 내분을 가장 빠르게 종식시킬 수 있는 수단은 미국의 군사개입이지만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오바마 정부가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유경하 연구원은 "현재 세계 원유수급의 가장 큰 취약점은 정정불안을 겪고 있는 국가에서 생산차질이 발생할 때 이를 대체할 잉여생산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공급 협상이 원만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총수요의 부진인 국제유가 상승을 막고는 있지만 이라크와 러시아에서 생산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원유수급은 예상보다 더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내전에 대한 위기감이 처음 번진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2% 상승한 배럴당 106.5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런던ICE선물시장에서 2.8% 오른 배럴당 113.02달러에 거래됐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 모두 9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유 연구원은 "복잡한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이라크 내전이 조기에 마무리되기 보다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계절적 수요개선과 맞물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분기 중 지난 5년 래 가격밴드 상단(달러 당 110~115)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유가 상승은 최종 소비재엔 부정적이지만 최근 성과가 좋지 못했던 정유, 화학, 조선, 태양광 등 원자재 업체들에는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주 이라크에서는 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 세력의 북부 지역 장악으로 내분이 발생, 위기감이 고조됐다.

현재 이란은 혁명수비대 소속 특수부대를 이라크에 배치한 상태이며, 상황 악화시 추가 병력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드 자치공화국은 이라크 혼란을 틈타 북부 유전지대 중심도시인 키르쿠크를 점령하면서 상황을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