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의 솔로 열풍이 불고 있다. 4년 만에 솔로 앨범을 발표한 빅뱅의 태양을 비롯해 시크릿 효성, 티아라 지연과 효민 등이 솔로로 데뷔했다. 연기자로서 솔로 활동을 펼치는 아이돌 그룹 멤버도 있다. MBC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에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에 엠블랙 이준이 출연 중이다. KBS2가 오는 23일부터 방송하는 ‘트로트의 연인’에는 에이핑크 정은지가 나온다. 아이돌 솔로 주자들은 음악, 연기, 예능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저마다 역량을 펼치고 있다.

그룹 활동과 상반된 매력으로 승부수

빅뱅 태양
빅뱅 태양
솔로 주자들은 그룹 활동과 다른 모습으로 활동 전략을 세웠다. 지난달 12일 자신의 첫 번째 솔로 앨범 ‘톱 시크릿(Top Secret)’을 발표한 전효성은 타이틀곡 ‘굿나잇 키스’로 파워풀하면서 섹시한 모습을 선보였다. ‘유후’ ‘아이두 아이두(I Do I Do)’ 등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로 활동하는 시크릿과 대비된다. 티아라 지연도 지난달 발표한 첫 번째 솔로 미니앨범 ‘네버 에버(Never Ever)’의 타이틀곡 ‘1분 1초’에서 ‘골반 춤’을 강조하며 섹시 퍼포먼스를 펼쳤다. 티아라의 막내로서 보여줬던 귀여운 이미지를 탈피한 것이다. 태양은 힙합 그룹 빅뱅의 모습을 아예 지웠다. 지난 3일 발표한 정규 2집 앨범 타이틀곡 ‘눈, 코, 입’은 R&B 슬로곡으로 퍼포먼스와 힙합적 성향을 강조한 이전 앨범들과 달리 퍼포먼스를 빼고 보컬적인 부분을 강조해 성과를 얻었다. 태양은 앨범을 공개하자마자 10대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미국 등 영미권 아이튠즈 R&B/soul 앨범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티아라 지연
티아라 지연
정체된 그룹 활동에 활력

아이돌그룹의 솔로 주자들이 활동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정체된 그룹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아이돌 그룹의 경우 전성기는 데뷔 3~4년차에 찾아온다. 빅뱅, 시크릿, 티아라 모두 최전성기를 보낸 그룹들이다. 전성기를 보낸 이들은 그룹 활동에서 쌓은 경험을 다른 방식으로 솔로 활동에 녹여내면서 대중에게 신선함을 제공한다. 그룹 멤버 중 대중의 관심이 가장 높은 전효성, 지연 등이 솔로로 나서면서 개인 활동의 성공률을 높이고, 출신 그룹 홍보에도 도움을 준다는 전략이다. 연기자로 나선 아이돌 멤버의 경우 드라마를 통해 40~50대에게도 그룹을 알릴 수 있어 홍보 효과가 크다.

김성환 대중음악평론가는 “현재 나오는 솔로 가수들의 출신 그룹은 어느 정도 정체기에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며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유닛 그룹이나 솔로 활동으로 그룹을 인지시키고, 앞으로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비용 고효율 효과

개인 활동으로 그룹까지 홍보하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소속사 입장에서는 그룹 활동으로 여러 명의 멤버에게 투자하는 것보다 한 명의 솔로 가수에 투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든다. 팬덤 또한 멤버의 솔로 활동을 응원하기 위해 단순한 개인 팬만이 아닌 팬덤 전체가 움직이기 때문에 화력은 그룹 활동 때와 비슷하다. 이는 모든 그룹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김성환 평론가는 “팬덤이 조직화된 중견 아이돌 그룹이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중견 그룹의 멤버들은 나이가 들면서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다양해진다”고 분석했다.

박수정 한경 텐아시아 기자 soverus@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