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국민연금, 1조 규모 해외 오피스 빌딩 매입
국내 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올 하반기 국민연금과 손잡고 1조원 규모의 해외 오피스 빌딩을 사들인다. 국내 보험사가 매입하는 해외 부동산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국내 기관투자가가 매입한 해외 오피스 빌딩 중 최대 규모는 2009년 국민연금이 7억7250만파운드(약 1조3400억원)에 사들인 영국 런던의 ‘HSBC타워’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국민연금은 삼성생명의 부동산투자 전문 운용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이 조성하는 10억달러(약 1조295억원) 규모 펀드에 각각 5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이 펀드로 해외 오피스 빌딩을 사들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에 있는 오피스 빌딩을 우선적으로 물색하고 있다.

이 펀드가 매입할 해외 오피스 빌딩에는 삼성그룹 계열사의 해외 법인이 일부 입주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신인도가 높은 삼성그룹 계열사를 통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올리고 나머지 공간 임대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삼성생명은 이번 해외 오피스 빌딩 투자로 연 7%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2월 중국 베이징 핵심 상업지역인 차오양구에서 오피스 빌딩 기공식을 열었다. 2016년 완공해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과 한국 기업에 사무 공간으로 임대할 계획이다. 작년 7월에는 영국 런던의 ‘런던 서티 그레셤’ 빌딩을 5700억원을 주고 사들였다.

삼성생명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건 저금리 기조로 채권금리가 연 3%대로 주저앉은 데다 2000년대 중반 판매했던 연 7~8%대 고금리 확정형 상품에서 역마진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를 만회하려면 연 7% 안팎의 수익률을 얻는 것이 중요한데, 그 대상으로 해외 부동산이 떠오르고 있다.

삼성생명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2010회계연도 6.38%, 2011회계연도 4.78%, 2012회계연도 4.23%, 2013회계연도 4.27%로 하락하는 추세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