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로스쿨 출신 변호사시험 합격자 살펴보니…'검사·로클럭·10대 로펌' 行 13%…'SKY 쏠림' 심화
로스쿨 출신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선망 대상인 검사나 로클럭(재판연구원), 10대 로펌 등 3대 직군의 벽은 높았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중 이들 3대 직군에 취업한 사람은 열 명 중 한 명 정도에 불과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로스쿨 등 일부 학교의 3대 직군 취업 편중현상은 더 심화됐다.

6일 한국경제신문이 올해 치러진 3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1550명의 취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3대 직군에 합격한 사람은 모두 199명(12.8%)이었다. 앞서 2012년 1회 변호사시험 때는 합격자 1451명 중 262명(18.1%), 지난해 2회 때는 1538명 중에서 197명(12.8%)이 좁은 문을 통과했다.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중에서 10대 로펌에 취업한 사람은 105명으로 전체의 6.8%였다. 로클럭은 59명(3.8%), 검사로 임용된 사람은 35명(2.3%)이었다. 2012년과 비교하면 10대 로펌 취업자 비중은 1.5%포인트, 검사는 0.6%포인트, 로클럭은 3.1%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와는 비슷했다.

로스쿨 간 ‘취업 양극화’는 심해졌다. 3대 직군 합격자 중에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상위권 로스쿨 3곳이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56.3%였다. 2012년에는 47.7%, 지난해 51.8%로 점점 3개 대학 편중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성균관대 한양대까지 합치면 비율은 올해 67.8%까지 치솟는다. 2012년 58.8%, 지난해 66%에 비해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반면 3대 직군 합격자 중에서 지방대 로스쿨 12곳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22.9%, 지난해 17.8%, 올해 15.6%였다. 2년 새 7%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상위권 대학 출신이 좋은 일자리를 독식하는 현상이 로스쿨 제도 정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녕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최근 현상을 보면 지역 분권화라는 로스쿨 제도의 취지가 위기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 로스쿨 출신은 대형 로펌에 원서 접수할 기회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최근에는 로펌의 경력자 선호 경향이 생겨 지방대 로스쿨 졸업자의 입지가 더 좁아졌다”고 설명했다.

나승철 서울변호사회 회장은 “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가 취업에서 학벌의 영향을 크게 만드는 면도 있다”며 “지방대 로스쿨을 나와도 시험 성적이 좋으면 좋은 직장에 취업할 기회가 있을 텐데 지금은 그런 기회가 원천 차단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 지방대 로스쿨생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로스쿨 학비를 생각하면 눈높이를 낮춰 취업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