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 "한국은 글렌피딕 5대 성장국가중 하나"
“단란주점에서 ‘윈저’와 ‘임페리얼’만 찾던 소비자들이 바(bar)에서 ‘글렌피딕’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을 판매하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의 김일주 대표(사진)는 6일 “위스키 소비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주류업계에서 ‘위스키 전문가’로 통한다. 발렌타인을 한국에 처음 들여오고 윈저를 개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00년대 초 임페리얼의 도약을 이끌고 이후 골든블루를 만든 것도 김 대표다. 지난해 4월부터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는 185만2870상자(상자당 9L)가 판매됐다. 2012년보다 12.8% 줄어든 수치다. 반면 싱글몰트 위스키는 4만8522상자에서 5만4371상자로 12.1% 늘었다. 김 대표는 “회식과 접대 문화가 바뀐 것이 싱글몰트 위스키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양주와 맥주를 섞어 ‘폭탄주’를 마시던 문화가 사라지면서 술 본연의 맛에 집중하게 됐다는 것이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맥아 100%를 원료로 한 곳의 증류소에서 만드는 술이다. 글렌피딕, 맥캘란 등이 대표 제품이다. 맥아에 옥수수, 호밀, 캐러멜 등을 첨가하는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깊은 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현재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3% 남짓인 싱글몰트 위스키의 시장 점유율은 앞으로 12%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코틀랜드 본사에서도 한국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5개국’에 한국의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렌피딕 판매에 집중하는 한편 블렌디드 위스키, 보드카, 진 등 회사에서 팔고 있는 다른 주종의 판매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올해 프리미엄 보드카 ‘레이카’를 출시한 데 이어 글로벌 블렌디드 위스키 시장에서 네 번째로 많이 판매되고 있는 ‘그란츠’를 한국에 들여올 계획”이라며 “고가·고급화 전략으로 소비자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