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MF 내 입지 커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중앙부처의 과장급 공무원 두 명을 영입한다. 지난해 말 요직인 아시아·태평양국 국장에 이창용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임명한 데 이은 것으로 그만큼 IMF 내 한국 위상이 높아진 데 따른 인사라는 평가다.

6일 정부에 따르면 IMF는 윤태식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과 박정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장을 채용하기로 지난달 말 확정했다. 이들은 올 하반기께 각각 IMF의 시니어 이코노미스트급으로 활동하게 된다. 윤 과장은 아·태 지역국이나 남미 지역국으로, 박 단장은 통화자본시장국(MCM)으로 각각 발령이 날 예정이다.

IMF는 한국 정부가 3배수로 추린 IMF 파견 공무원 후보군의 경력 등을 심사해 직접 선발했다. ‘국장 승진’ 코스로 여겨지는 IMF 파견직에는 기재부와 금융위 에이스급 과장들이 대거 지원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번 한국인 자리는 IMF가 한국의 높아진 국가 위상을 반영해 새롭게 마련한 것이다. 현재 IMF에 파견된 기재부의 김윤경 국장(IMF 재정국)과 김이태 부이사관(MCM국) 자리와는 별개다. 지난 2월부터 출근한 이창용 아·태 국장도 한국인 추가 채용을 막후에서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IMF에는 인도인 중국인 등이 대거 포진한 반면 한국인 직원들의 숫자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IMF 전체 직원 2500여명 중에 한국인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이는 한국의 IMF 지분 1.41%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IMF 개혁안이 이행돼 출자가 이뤄지면 한국의 IMF 지분은 1.80%로 높아진다”며 “자연스럽게 IMF 내 한국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