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백화점 효자상품 뭔가 봤더니…
# 지난 4일 오후 1시 50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에 있는 일본 스타일의 제과점 '몽슈슈'에는 도지마롤이라는 롤케익을 사기 위해 50여명이 겹겹이 줄을 늘어서 있었다. 40분 가량 기다린 후에야 도지마롤을 살 수 있었다.

불황기, 백화점 효자상품 뭔가 봤더니…
'몽슈슈'는 오후 2시면 모든 상품이 품절될 정도로 디저트 열풍을 이끌고 있다. 도지마롤이 가장 인기다. 선풍적인 인기에 최근 기존 물량을 2배 가까이 늘리기도 했다. 이 매장 판매원은 "보통 오후 2시쯤이면 모든 상품이 품절돼 최근 물량을 늘렸다"며 "하지만 요즘에도 오후 4시쯤이면 모두 동난다"고 전했다.

몽슈슈에서 도지마롤은 1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도지마 롤에는 일본 대표 낙농지인 홋가이도에서 가져온 생크림이 들어 있다. 생크림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스펀지 케이크를 최대한 얇게 구워서 한 번만 감쌌다.

# 지난달 30일 오후 4시30분 신세계 본점 지하 1층. 이날 오픈한 레이디 엠(Lady M) 매장에는 손님이 한 명 뿐이었다. 매대에는 '당일 준비한 일부 상품이 조기 품절되었습니다'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고 남아 있는 조각케익은 7개에 불과했다. 매장 직원은 "오후 2시반에 완판돼 점심도 2시반이 넘어서야 겨우 먹을 수 있었다"며 "강남점에서 물량을 추가로 가져와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색 상품이었던 '디저트'가 1인당 국민소득의 향상, 식습관의 서구화로 경기 불황에도 매년 두 자리수 매출 신장율을 이어가며 백화점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디저트 매출은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198.88%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식품 전체 매출 신장율(113.49%)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디저트가 인기를 끌면서 신세계백화점은 매장 리뉴얼을 통해 트렌디한 디저트 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몽슈슈에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레이디엠'을 오픈했다.

불황기, 백화점 효자상품 뭔가 봤더니…
레이디 엠은 2004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 런칭한 케익 부티끄샵으로 최고 호텔인 뉴욕 플라자푸드홀에 입점할 정도로 뉴요커들이 인정하고 사랑하는 브랜드다. 미슐랭과 더불어 권위있는 레스토랑 가이드북인'자갓(ZAGAT)'에서 3년 연속 디저트 부분 1위로 선정됐다.

대표 메뉴는 밀크레이프케이크로 한 판에 6만5000원(조각 7000원)이다. 초코 맛도 한 판 9만3000원(조각 9000원)에 판매한다. 기존 메뉴 이외에 한국인 입맛에 맞춘 디저트도 개발해 내놓을 예정이다.

회사원 김보희(28)씨는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는 동료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가볍게 즐기는 달달한 디저트와 커피로 가벼운 점심을 즐긴다"면서 "요즘엔 백화점 식품관마다 디저트 종류가 많아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