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심한 진동, 주민 긴급 대피 등 한때 혼란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일대에 18일(현지시간) 오전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다.

엑셀시오르 등 멕시코 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께 멕시코시티를 포함한 멕시코 중남부 지역에 건물이 크게 흔들리는 강한 진동이 30여 초간 이어졌다.

이 일대에서는 아파트가 심하게 흔들리고 부엌 찬장 문이 열리면서 진열된 그릇이 쏟아질 정도의 진동이 느껴지자 주민들이 밖으로 긴급 대피했다.

한국의 상사와 주재원들이 모여 사는 멕시코주 우익스킬루칸 지역의 아파트 주민 박 모 씨는 "2년 넘게 살면서 이 정도의 큰 진동은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창문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집안 진열된 물건들이 넘어질 정도로 흔들렸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 시내 주상복합 건물 등에도 내부에서 길거리로 뛰쳐나오는 소동이 벌어졌다.

시내 중심부의 14층짜리 한 건물 외벽에 금이 가 400여명의 거주민이 대피했다고 일간 레포르마는 전했다.

이를 포함해 48채의 건물 내·외벽이 일부 부서지거나 균열이 발생하는 등의 피해를 봤다고 현지 언론은 재난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멕시코시티에서는 지난 1985년 규모 8.1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한 6천명이 사망하고 건물 다수가 파괴된 적이 있다.

멕시코시티 일부 거주민들은 당시의 악몽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USGS)은 진앙지가 수도 멕시코시티와 273㎞ 떨어진 태평양 연안의 휴양지인 서남부 게레로주(州) 아카풀코 인근이며, 진원의 깊이는 24㎞라고 밝혔다.

게레로의 주도인 칠파신고의 벽돌집 100여 채가 일부 붕괴하거나 금이 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지진은 멕시코시티를 포함한 멕시코주와 서부 미초아칸, 오악사카, 푸에블라 등 중부와 서남부 7개 주로 여파가 전달됐다.

그러나 대형 건물 붕괴나 인명 사상 등의 큰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멕시코 재난당국은 파악했다.

지진 발생 직후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대형 쓰나미 위험은 없다고 분석했다.

진앙지인 게레로 지역은 대형 지진이 발생한 뒤 오랫동안 활동을 멈춘 '지진 공백역'(Seisimic Gap)이 존재해 최대 규모 8.4의 강진이 언제든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질학자들은 우려했다.

이곳에는 작년 3월에도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해 멕시코시티까지 영향을 미쳤다.

수도 멕시코시티는 3개의 지질 구조판 위에 연약한 호수지반으로 형성돼 있어 진앙이 멀어도 쉽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5년 멕시코시티 지진 참사 때도 진앙은 400㎞ 떨어진 태평양 연안이었다.

한편 이달초 칠레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난 데 이어 중미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파나마, 니카라과 등지에서 규모 5∼6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대륙에 도미노 지진 현상이 생기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