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10명중 '女 7· 男 4명'만 모자에 '스폰서 로고'
국내 프로골프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남녀 선수들의 메인스폰서 후원 계약이 마무리됐다. 한국경제신문이 26일 한국프로골프(KP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드권자 281명(남자 144명, 여자 137명)의 후원 계약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63개 기업이 시드권자의 58.7%인 165명의 선수와 후원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 73.7%, 남자 44.4% 후원받아

선수 후원 시장에서 ‘여고남저(女高男低)’ 현상은 여전했다. 여자는 시드권자 가운데 101명(73.7%)이 든든한 메인스폰서를 구한 반면 남자는 64명(44.4%)만이 후원사를 찾았다. 남녀 모두 지난해에 비해 10%포인트가량 감소한 것으로 지난겨울 ‘스토브리그’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결과가 현실로 드러났다.

여자는 지난해 83%가 메인후원사를 가졌으나 올해 10%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올해부터 KLPGA투어 시드권자가 108명에서 137명으로 늘어나면서 ‘무적 상태’ 선수가 증가한 것도 후원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남자는 지난해 시드권자의 52.7%가 스폰서를 찾았다.

총 63개 후원 기업 가운데 여자 선수만 후원하는 곳이 롯데, 한화, 비씨카드 등 28개로 가장 많았다. 남자는 신한금융그룹, 넥슨 등 23개, 남녀 모두를 후원하는 곳은 CJ오쇼핑, SK텔레콤 등 12개였다.

남자 선수 후원사는 대부분 골프클럽 업체다. 남자 선수만 후원하는 23개 기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개가 골프용품사다. 업체는 많으나 후원 인원은 24명에 불과하다. 캘러웨이와 테일러메이드가 각각 6명을 후원하고 있으며 타이틀리스트와 스릭슨이 2명씩, 투어스테이지·핑 등 8개 업체는 1명만 후원하고 있다.

○볼빅 17명, 롯데그룹 13명 ‘큰손’

가장 많은 선수를 후원하는 기업은 볼빅이다. 볼빅은 배경은 최혜정 등 여자 선수 11명과 박현빈 등 남자 선수 6명 등 총 17명의 선수를 보유해 ‘후원 최다 기업’이 됐다. 롯데그룹이 1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롯데는 김효주, 롯데마트는 김현수 박유나 등 6명, 롯데하이마트는 김지현 이예정 등 6명을 뒷바라지한다. 한화는 윤채영 한승지 등 여자 선수 9명으로 골프단을 꾸렸다.

업종별로 골프 선수 후원에 가장 열정적인 업종은 금융권이다.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비씨카드, 미래에셋, LIG손해보험, 우리투자증권 등 9개 회사가 후원 시장에 뛰어들었다. 비씨카드는 김하늘 장하나 김혜윤 등 정상급 선수 5명을 후원해 미디어 노출이 가장 빈번할 전망이다.

○새롭게 골프마케팅에 뛰어든 기업


지난해 후원 대박을 터뜨린 곳은 요진건설이었다. 김보경(2승), 변현민 등이 3승을 거두면서 막대한 홍보효과를 누렸다. 올해는 대방건설이 장수화 등 5명의 여자 선수로 골프단을 창설해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방건설의 합류로 호반건설, 요진건설과 함께 ‘3개 건설사의 후원 경쟁’이 새로운 볼거리가 됐다.

위스키 회사인 골든블루가 안시현을 후원하며 골프 쪽에 첫발을 내디뎠고, 골프의류 회사인 JDX도 허인회 등을 주축으로 골프단을 창설했다.

KT는 소속 골프 선수였던 장하나와 이정민을 합병한 비씨카드로 넘기고 골프 후원에서 손을 뗐다. 이보미 양수진 등을 후원하며 적극적인 후원 활동을 펼쳤던 정관장도 모두 재계약을 포기하며 1년 계약이 남은 배선우만 남겨놓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