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한국에 앞서 2011년 영국에 먼저 선보인 ‘스타벅스 리저브’의 모습.
스타벅스가 한국에 앞서 2011년 영국에 먼저 선보인 ‘스타벅스 리저브’의 모습.
스타벅스가 미국 일본 등 몇 개 국가에서만 운영하고 있는 럭셔리 매장인 ‘스타벅스 리저브’를 서울 압구정동에 연다. 스타벅스 리저브는 고객이 현장에서 선택한 원두를 커피로 내려 마실 수 있는 게 특징이며 일반 매장에 비해 가격이 두세 배 비싸다.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도 이달 초 서울 신사동에 럭셔리 매장을 열 계획이다. 지난해 문을 연 탐앤탐스의 ‘더 칼립소’ 등과 함께 커피전문점의 고급화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스타벅스는 오는 18일 리저브 매장을 공개하기로 하고 커피 전문가들에게 최근 초청장을 발송했다. 스타벅스는 이르면 이달 말 매장을 정식 개장할 방침이다. 올해 5~6개의 리저브 매장을 국내에 더 낼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의 일반 매장은 전 세계에 1만9200개에 달하지만 리저브 매장은 500곳에 불과하다. 파나마 카메룬 등 해외 유명 커피 산지의 최고급 원두로 커피를 만든다. 고객이 원두를 선택하면 현장에서 갈아 커피를 만들어준다. 바리스타는 고객을 1 대 1로 맡아 원두의 특성과 제조 과정 등을 설명해준다.

두 배 비싼 커피 '럭셔리 스타벅스' 한국 온다
리저브 매장에는 한 번에 한 잔의 커피만 뽑아내는 고급 에스프레소 머신인 ‘클로버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커피 가격은 일반 매장에 비해 두세 배 비싸다. 작년 미국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커피는 ‘게이샤’ 품종의 원두로 만든 ‘코스타리카 핀카 파밀레라’였다. 그란데 사이즈(473mL) 한 잔이 7달러로 일반 매장에 비해 3.2배 비싸게 팔렸다. 국가 간 커피 가격에 차이가 있지만 국내 리저브 매장에서 파는 커피 한 잔 값은 1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스타벅스 글로벌에서 벌이는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에 리저브 매장을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CJ푸드빌은 이르면 7일 가로수길 초입에 투썸플레이스 고급화 매장을 연다. 투썸플레이스 가로수길점을 리뉴얼한 이 매장은 새로운 이름을 만드는 대신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라는 기존 브랜드 콘셉트에 집중키로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CJ푸드빌은 에그타르트 등 디저트 메뉴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몇 가지 간식 메뉴와 차를 함께 즐기는 ‘애프터눈 티’를 중점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CJ 역시 고객들이 원두와 추출 도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생산지, 품종, 생산 과정이 투명하다는 인증을 받은 ‘싱글 오리진’ 원두만 사용키로 했다.

탐앤탐스가 지난해 6월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연 ‘더 칼립소’에서는 동티모르, 에티오피아, 쿠바 등의 원두로 만든 커피를 7000~1만500원에 팔고 있다. 일반 매장의 아메리카노(3800원)보다 두세 배 비싼 값이다. 할리스커피의 고급 매장인 가로수길점에서도 이 같은 싱글오리진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커피전문점들이 고급화 매장 경쟁에 뛰어든 것은 국내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커피전문점 창업 트렌드를 분석하는 fc창업코리아의 강병오 대표는 “미국 등에선 원두 고유의 맛을 살린 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고급화 경쟁은 결국 커피 맛의 싸움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