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주에도 호재 될 듯…"세계시장 진출이 관건"

기업공개(IPO)에 나선 세계적 인기 게임 '캔디 크러쉬 사가'를 개발한 킹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기업 가치가 최대 100억 달러(약 10조7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킹의 상장 추진 소식이 국내 증시에 상장된 게임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캔디크러쉬 사가 개발자인 킹은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IPO를 신청했다.

WSJ는 킹이 공모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나 액티비전블리자드 등 게임 대표주와 동등한 수준의 평가가치(밸류에이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킹의 기업 가치는 대략 80억∼100억 달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추산했다.

FT는 킹의 기업 가치가 약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스웨덴에 소재한 킹이 2012년 4월 출시한 웹·스마트폰용 퍼즐게임 캔디 크러쉬 사가는 지난해 해외에서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꼽힐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2월 현재 매일 평균 1억2천800만 명이 이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해 킹의 매출은 전년의 약 10배인 18억8천만 달러(약 2조원)로 폭증했고 순이익도 5억7천만 달러로 전년의 6배로 부풀었다.

킹이 오는 3∼4월 중 상장하면 회사 지분의 48.2%를 보유한 유럽 사모펀드 에이팩스 파트너스와 창업자이자 대표인 리카르도 자코니 등 경영진은 '돈방석'에 앉게 된다.

문제는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고 시장 부침이 격심한 모바일·캐주얼 게임업계의 특성상 킹의 실적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 여부다.

한때 사회관계망게임(SNG)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업체였던 징가는 최근 부진에 빠져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억7천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3% 급감했고, 주가는 전성기의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핀란드 게임업체 로비오도 '앵그리 버드' 이후 뚜렷한 히트작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캔디 크러쉬 사가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약 3.1% 감소해 이미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하는 징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킹은 지난달 신작 '팜 히어로스 사가'를 출시하는 등 수익원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킹의 '대박' 전망으로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한 국내 게임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이승훈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킹의 상장 영향으로 게임주의 주가 수준 관련 배수, 평가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모바일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히트하면 얼마나 벌 수 있는지 투자자들이 아직 감이 없는데 킹의 성공은 모바일게임의 성장성이 다시 주목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킹과 같은 모바일게임 업체가 상장해 높은 가치 평가를 받는 것은 분명히 게임주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그러나 "국내 업체가 아직 킹처럼 세계적 히트작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킹과 국내 게임주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국내 업체들이 카카오톡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이고 북미 등 세계 시장에서 히트작을 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