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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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발표로 개막된 ‘2013년 4분기 실적시즌’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암울하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 기준 8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전분기 대비 18.31% 낮은 수치다. 한국경제신문이 작년 말 “삼성전자의 2013년 4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추락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고, BNP파리바 등 외국계 증권사들도 새해 들어 ‘8조원대 영업이익’을 추정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가능성을 생각하긴 했지만 실제 국내 증권사들의 추정치 평균(9조4626억원)보다 1조원 이상 낮은 삼성전자 성적표를 확인한 투자자들의 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세 곳 이상의 증권사들이 추정치를 제시한 130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작년 말 20조259억원에서 18조8451억원(15일 기준)으로 줄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일수록 꿋꿋하게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수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시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에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와우넷 전문가 한옥석 대표는 “엔저(低)의 악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은 시기가 작년 4분기인 점을 감안하면 상장사들의 실적 부진은 당연한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한 ‘상승반전주’ 중심으로 선별적인 매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업종 내에서 긍정적인 4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는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와 반도체 장비주, 환율이 실적에 주는 영향이 적은 섬유의류 제약 등 내수주를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돼 주가가 많이 떨어졌지만 올해 1분기부터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IT주와 자동차주를 저가매수하는 것이 괜찮다는 의견도 나왔다. 와우넷 전문가 반경수 대표는 “일부 종목은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지나쳐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다”며 “이번 실적시즌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매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