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3곳 중 1곳, 10% 이상 올랐다…올해 코스피 종목 절반 年 3%이상 상승률 보여
2013년은 수많은 증시 투자자의 속을 태웠던 한 해다. 글로벌 증시와 한국 증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탈(脫)동조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뱅가드 벤치마크지수 변경에 따른 외국인 자금의 대량 매도 등으로 주가가 시원하게 오르기보다 하락과 일시적 회복을 반복한 일이 많았다.

그래도 연간으로 되짚어본 한국 증시 ‘성적표’가 꼭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47.64%(342개)가 은행이자보다 높은 연 3% 이상 상승률을 보였다. 10% 이상 오른 종목도 전체의 33.61%에 이른다. 코스닥시장에서 상장 종목의 3할(33.06%) 이상이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10개 중 3개, 10% 이상 상승


17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에 따르면 이달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 729개 중 신규 상장과 합병 후 분할 재상장, 상장폐지 등으로 작년 말 대비 분석 불가능한 9종목을 제외한 720개 중 주가가 오른 것은 374개(51.94%)였다.

10% 이상 오른 종목은 261개였고, 20% 이상 뛴 종목도 188개에 달했다. 올해 많이 오른 종목은 경기소비재와 의료 관련 종목이 많았다. 한샘(155.31%), 삼화페인트(148.84%), 삼립식품(133.66%), 리바트(97.41%), LG하우시스(78.48%) 같은 경기소비재와 함께 서흥캅셀(109.78%), 대웅제약(81.84%), 한미사이언스(81.33%) 등 의약 관련주에서 약진한 종목이 적지 않았다.

반면 보합은 3개, 하락은 343개였다. 10% 이상 떨어진 종목은 242개로 산업재 종목이 주를 이뤘다. STX팬오션(-84.22%), STX조선해양(-71.89%) 등 STX그룹주와 함께 남광토건(-71.94%), 삼성엔지니어링(-66.71%) 등 건설주 부진이 눈에 띄었다. 해운주인 대한해운(-61.23%), 현대상선(-58.43%), 한진해운(-52.03%)도 부진했다. 불량원전 부품 제공기업인 JS전선(-55.58%)을 비롯해 동양(-60.45%), 현대엘리베이터(-57.31%) 등도 반토막이 났다.

시총 상위주 연간 성적은 엇갈렸다. SK하이닉스는 39.66% 급상승했고, 신한지주도 10.86% 올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올 한 해 동안 11.17% 하락했고 LG화학(-17.65%), 현대중공업(-1.61%)도 뒷걸음질쳤다.

코스닥시장에선 분석 대상 977개 중 상승은 442개, 하락은 535개로 하락 종목이 많았다. 10% 이상 상승은 323개로 ‘3할 타율’을 보였지만 10% 이상 하락도 399개로 위험성이 적지 않았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연초 대비 10% 넘게 하락하고 현대차가 제자리걸음하는 동안 네이버, NC소프트, 호텔신라 등 내수 관련주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대외 투자여건이 불안한 가운데 당장 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종목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번 승자는 영원한 승자?

KDB대우증권이 2010년 이후 코스피200 종목 중 주가상승률 상하위 30위 종목을 분석한 결과 한번 승자(위너)그룹에 속한 종목은 계속 승자로 포함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승률 30위 내에 든 종목 가운데 최근 4년간 두 번 이상 상승률 톱30에 든 종목은 한일이화, 대웅제약, 동원F&B, 오뚜기, 아이에스동서, 대한유화, 호텔신라, 대상, 종근당홀딩스, 무학, 현대미포조선 등이었다. 반면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상선, 대한항공,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삼성전기, 대우건설, LG디스플레이, LS, 현대건설, 금호타이어 등은 수익률 하위권의 ‘루저(패자) 단골손님’으로 꼽혔다. 유주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위너그룹 순이익 추정치는 연초 대비 상향 조정되는 반면 루저그룹 추정치는 하향되는 경향이 있다”며 “위너는 위너로, 루저는 루저로 계속 남는 추세”라고 못박았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