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일 주폴란드 북한대사는 여전히 '두문불출'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아들로,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한솔(18)이 프랑스 국립경찰 사복 요원들의 밀착 경호를 받는 것이 목격됐다.

김한솔은 16일(현지시간) 어둠이 내린 오후 6시께 자신이 다니는 프랑스 르아브르시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의 기숙사에 건장한 체격의 사복경찰 2-3명에게 둘러싸인 채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김군은 올해 보스니아의 국제학교인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 모스타르 분교를 졸업하고 나서 지난 8월 이 대학에 입학해 학교에서 100여m 정도 떨어진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기숙사 뒤편 주차장 쪽에서 나타난 김군 일행을 향해 기자가 카메라를 꺼내 들자, 이들보다 10분 정도 먼저 기숙사에 도착해 문이 닫혀 있는지 확인하는 등 주변을 점검했던 다른 사복 요원이 촬영을 저지했다.

이 요원은 "누군데 이러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국립경찰(police nationale)"이라고 답하면서 "이곳은 사유지"라며 기자를 도로 쪽으로 끌어냈다.

이 요원이 기숙사 주변에 대한 점검을 마친 뒤 어디론가 전화를 걸자 김군 일행이 나타났다.

기자가 지난 9일 기숙사 주변을 취재할 때는 "신고를 받고 왔다"며 지방경찰 소속 정복경찰관들이 출동했었다.

기숙사 밖 김군의 우편함에는 '237호 Kim Han Sol'이라는 이름표가 사라지고 없었다.

이에 대해 한 일본 언론은 기숙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군이 직접 이름표를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김군 학교 관계자와 학생, 기숙사 사생들은 김군에 대한 질문에 한결같이 "학교 측으로부터 김군 생활과 관련해 아무런 말도 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구체적인 대답을 피했다.

한편, 김정일의 이복동생이자 김정은의 삼촌인 김평일 주폴란드 북한대사는 17일(현지시간) 현재 폴란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의 고위 외교 소식통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대사는 2년 전 김정일 장례식에 참석한 뒤로는 일절 외부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폴란드에 머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평일은 1988년부터 외교관으로 유럽 각국을 떠돌다 1998년 주폴란드 대사로 부임했으나 대외 활동을 활발하게 하지 않고 있다.

이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김평일은 폴란드에 주재하는 거의 모든 외교관들이 참석하는 폴란드 제헌절(5월3일)과 건국일(11월11일) 행사 정도만 북한 대사 자격으로 나타났으나, 김정일 사후에는 이들 행사에서마저 볼 수 없을 정도로 두문불출 상태다.

한국의 백영선 주폴란드 대사도 작년 3월 부임한 이후 김평일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동유럽에 주재하는 다른 외교소식통 역시 "김 대사의 신변에 무슨 일이 있었으면 외교가에 소문이 퍼졌을 것"이라면서 "별다른 동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특히 지난 14일 자 북한 노동신문에서 "그가 누구이건 수령을 모르고 감히 도전해 나선다면 설사 피를 나눈 혈육이라 해도 서슴없이 징벌의 총구를 내대는 대쪽 같은 사람"이라는 표현 등이 등장하면서 해외에서 떠도는 김씨 일가의 신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한솔군은 지난해 10월 핀란드 TV와 인터뷰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어떻게 권력 후계자가 됐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아버지(김정남)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며 "이는 할아버지(김정일)와 삼촌(김정은) 간의 문제였고 두 사람 모두 (내가) 만난 적이 없어서 그(김정은)가 어떻게 독재자(dictator)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었다.

(르아브르·부다페스트연합뉴스) 박성진 양태삼 특파원 sungjinpark@yna.co.kr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