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경험풍부, 청렴·강직"…이르면 11월 둘째주 청문회
검찰내 대표적 특수통·김기춘과 '가까운' 인물로 알려져
청문회 격돌예고…與 "잘된 인사" vs 野 "국정원 댓글 덮을라"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새 검찰총장 후보에 김진태(61.사법연수원 14기.경남 사천) 전 대검차장을 지명했다.

채동욱 전임 총장이 지난 9월30일 퇴임한 이후 근 한달만의 일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검찰조직을 하루빨리 정상화하고 현재 현안이 되고있는 사건들을 공정하고 철저히 수사해 마무리하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을 만들기 위해 오늘 새 총장 내정자에 김 전 대검차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또 이 수석은 "김 내정자는 총장 권한대행을 비롯해 서울고검장 등 검찰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며 "경험과 경륜이 풍부하고, 청렴하고 강직한 성품으로 검찰 내 신망이 두터운 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전직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전직 대통령 아들 사건, 한보비리 사건 등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었던 사건들을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엄정하게 처리한 분으로 검찰 총장의 직책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지명에 앞서 황교안 법무장관은 지난 25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가 추천한 4명을 대상으로 국정철학 공유, 조직내 신망과 장악력, 도덕성 등에 대한 평가를 거쳐 김 전 대검차장을 낙점, 박 대통에게 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는 이르면 11월 둘째주 국회 인사청문회를 받게되며,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절차를 밟는다.

그러나 김 전 차장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아끼는 인사로 알려지고 있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당장 정치권은 김 전 차장의 새 검찰총장 후보 지명에 대해 극명히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인사청문회에서 적절한 검증을 하겠다"면서도 "검찰 내부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신망도 있는 인물이 된 것 같다.

아주 잘된 인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내정자는 김 비서실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라면서 "국정원 댓글 사건의 진실을 덮으려는 청와대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검찰총장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런 논란 가능성에도 불구, 박 대통령이 김 전 차장을 검찰총장 후보에 지명한 것은 '혼외자 논란'으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불명예퇴진한 이래 국가정보원 수사에 따른 검찰내분 등의 혼란을 추스르고 검찰조직을 정상화하는데 그가 최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주고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거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전 차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한보비리 사건,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홍업씨 조사 등을 맡은 검찰내 대표적 특수통 검사로 꼽힌다.

특히 4명의 후보 중 가장 연장자이며 사법연수원 기수도 가장 높아 검찰을 장악하면서 '검란' 사태에 이른 조직안정을 꾀할 수 있는 인물로 청와대가 판단했다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인선 배경에 대해 "현안 사건을 공정하고 철저히 수사해 마무리하라는 것과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대통령의 의지가 실린 인선으로 해석해도 좋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이 이날 새 검찰총장을 지명함으로써 그간 공석상태이던 감사원장, 보건복지부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 정부의 주요 공직이 모두 채워지게 됐으며, 아울러 국가정보원장과 경찰청장, 국세청장, 감사원장을 포함한 5대 권력기관장의 인선이 취임 8개월여만에 마무리됐다.

또 정권 출범시 영·호남 인사가 전무했던 5대 권력기관장의 지역별 분포는 서울 2명(국정원장·경찰청장), 경남 2명(검찰총장·감사원장), 충청 1명(국세청장)으로 바뀌어 영남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