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허일병은 정말 자살했나…29년 전 의문사 미스터리
[양자영 기자] M16 방아쇠는 누가 당겼나

10월12일 오후 11시15분 방송 예정인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관계자들의 증언은 물론, 3D 모션 캡처와 같은 최첨단 기법과 국내외 전문가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허일병 사망사건’을 재조명한다.

2004년 2월, 인파가 붐비는 도심 한 가운데서 총성이 울렸다. 도심을 공포로 몰아넣은 이 남자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기록 빨리 가져와”라고 외쳤다. 소란을 피운 남자는 당시 국방부 소속 조사관이던 현역 군인. 그가 그리도 간절히 요구했던 건 자신이 작성한 문건이었다.

당시 국방부 소속 특별 조사단과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같은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군 조사관이 남몰래 보관해 놓은 문건은 무엇에 대한 기록이며, 그는 왜 총까지 뽑아들고 그 기록을 지키려 했을까.

29년 전 그날은 허원근 일병이 군 입대후 첫 휴가를 가기 하루 전 날이었다. 유서는 없었다. 그러나 허일병은 대인살상용 무기 M-16 소총의 총구를 자신의 몸에 갖다 대고 무려 3발을 쏘아 자살했다고 한다.

당시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사인은 두부총상. 하지만 허일병의 아버지나 부대원들은 “어떻게 자기 몸에 세 발의 총을 쏠 수가 있냐” “총을 당겼는데 안 죽어서 다시 머리에 대고 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한 방 맞으면 정신이 나가버리는데”라며 의문을 표했다.

허원근 일병이 죽은 채 발견되던 날, 군부대원들의 대다수는 총성 두 발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허일병의 몸에 남은 총상은 세발인데, 군부대원들은 2번의 총성을 들었고 탄피 역시 단 두 개가 발견됐다. 한 때 세발의 탄피가 모두 발견되었지만 그것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육군 과학 수사 연구소에 의뢰된 총기 번호가 수정되거나 최초 지휘보고 시간이 조작되는 등 미심쩍은 점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지금껏 군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해왔다. 실수라기엔 너무나 큰 문제임에도 명쾌하게 해명된 의혹은 없었다.

조사에 들어간 의문사위 측은 허일병의 죽음을 타살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국방부는 자체 조사를 통해 의문사위의 타살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리고 지난 8월 항소심 재판부는 허일병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허일병의 사인을 자살이라고 판결했다 .타살이라는 1심 재판부의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29년 전, 한 병사의 의문사는 수많은 논란을 남긴 채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허일병의 경우처럼 가슴 쏘고 머리 쏘는 것이 드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발을 쏘아서 자살하는 예가 분명 있기 때문에...” (국방부 특조단 자문위원 법의학자 교수)

“왜 자기 가슴을 두 번이나 쏘겠습니까. 그냥 머리에 한 발을 쏘죠. 32년 제 경력으로 보기에 자살하는 사람들은 자기 머리에 대고 총을 쏩니다” (미국 범죄학자 Manuel J. Munoz) (사진제공: SBS '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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