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쓰기에 따라 독이 되기도, 약이 되기도 한다. 영국 축구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며 “그 시간에 독서를 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SNS는 정말 인생의 낭비일까?

○SNS에 대한 부정적 인식 늘어나

SKT·GS칼텍스, 'SNS 부정적 인식 없애자' 캠페인 앞장
정보화 시대에 발 빠른 정보 공유는 중요하다. SNS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최적의 미디어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고 당시 SNS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사고 발생 직후 탑승객과 목격자들은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사고 현장 소식을 발 빠르게 전달했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 욕설, 비방, 허위정보 등의 부정적인 사회 현상을 촉발하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 실시한 ‘대한민국 SNS 이용 현황 설문조사’에 따르면 SNS 사용의 부정적인 측면(중복 응답 가능)에 대해서 80.8%가 ‘사생활 노출’을 꼽았다. 24.5%는 ‘감성의 부재’, 19.4%는 ‘대립과 언어폭력 증가’라고 대답했다. 이 밖에도 사이버 학교폭력이 1년 새 6배 이상 늘었다는 서울지방경찰청의 통계는 SNS 부작용에 대한 심각성을 여실히 반영한다.

○기업들 ‘소셜 매너’ 캠페인 활동

최근 기업과 정부·공공기관들이 건전한 SNS 이용 문화와 제도 확립을 위해 앞장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SNS가 순기능을 하며 선순환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등 사회 주체들이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반영해서다.

‘바른 SNS를 위한 소셜 릴레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SK텔레콤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일어나는 욕설과 비방을 정화하고 건전한 콘텐츠와 문화를 확립해 나가자는 취지로 작년 10월부터 캠페인을 시작했다. 공감, 감성, 표현, 유머, 긍정 등의 테마를 정해놓고 멘토를 섭외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SNS 시인 하상욱, 가수 윤종신, 사진작가 오중석, 웹툰작가 김양수, 방송인 노홍철이 지난 9개월 동안 멘토로 활동했다. 이 캠페인은 지난 6월 홍콩에서 진행된 ‘PR 위크 아시아 2013’의 ‘소셜 미디어 캠페인 부문’에서 명예상을 받기도 했다. SNS 부작용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활동을 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GS칼텍스의 ‘SNS 취업 멘토링’ 프로그램은 예비 취업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단순히 채용 정보만을 무미건조하게 전달하는 게 아니라 구직난에 시달리는 20대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친근하면서 진솔하게 다가간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공기관도 SNS로 친근감 높여

부산경찰청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진심을 담아 소통해 인기를 얻고 있다. 김민주 순경의 ‘귀요미송’과 ‘4대악 근절 캠페인송’ 등은 전국적으로 10만명이 넘는 시민의 공감을 얻었다. 또 페이스북 4만명 돌파를 기념해 제작한 4대악 근절 패러디물에는 5만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3367명이 댓글을 달았다.

인천도시공사는 인천 하면 모두가 떠올리는 ‘인천상륙작전’을 페이스북 페이지명으로 설정하고, 인천시를 대표하는 새인 두루미를 의인화한 캐릭터 ‘루미’로 이용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부회장은 “바른 SNS 사용을 위해선 법적·사회적인 대책과 함께 정부와 기업이 같이 긍정적인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사용자 개개인도 자신의 ‘소셜 매너’가 어떠한지 자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