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팔팔 끓는 100℃ 인생 위해 필요한 1℃
광부의 아들인 올리버는 일곱 살 때 교통사고를 당한다. 다리가 불편해진 그는 자신감을 상실한 채 학교와 집만 오가며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살아간다. 어느 날 외톨이 올리버에게 친구 앤드류가 찾아와 집에 같이 가서 과학 실험을 하자고 말한다. 앤드류는 작은 비커에 물을 끓이는 실험을 하며 말한다. “물은 100℃가 될 때 끓어 올라. 단 1℃라도 부족하면 안 돼. 다만, 순수한 물이어야만 하지.”

밀리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바보 빅터》의 작가 호아킴 데 포사다는 자기계발 메시지를 소설 형식으로 전달하는 이야기꾼이다. 그는 신작 《99℃》에서 다리 장애를 가진 소년이 노래를 통해 자신 안에 숨어 있던 가능성을 발견하고, 한 단계씩 성장하며 자아를 발견하는 여정을 보여준다.

노래에 큰 재능을 가지고 있는 올리버.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싶어하는 그의 마음은 재능마저 꼭꼭 숨게 만든다. 어느 날 불쑥 찾아온 인디언 청년 필란은 올리버를 억지로 데리고 다니며 세상 속으로 조금씩 나오게 한다. 올리버의 재능을 알아본 음악 선생님 오웬은 그가 자신의 숨은 재능을 찾도록 돕는다.

올리버는 오랜 방황 끝에 친구 앤드류가 전해준 ‘끓는 물’의 의미를 깨닫는다. 99℃의 물은 뜨겁긴 하지만 끓지 않는다. 100℃가 돼야 끓는다. 끓는 물은 증기를 만들어 내고, 증기는 자동차나 기관차가 달리는 힘을 갖게 만든다. 단지 1℃의 차이가 만드는 결과가 이렇게 다르다.

올리버가 펄펄 끓지 못하도록 한 1℃의 부족함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모르고 살았던 1℃는 바로 자기 자신을 똑바로 보는 것이었다. 내 안에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어떤 보물이 담겨져 있는지 알지 못하면 어떻게 끓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올리버는 목발을 짚은 그의 모습을 놀리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눈이 좋지 않아 안경을 쓴 걸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에게 이 목발은 단지 안경에 불과해.”

그는 목발을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면서 남은 1℃를 높이는 일을 시작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순간, 내 안에 감춰진 꿈과 재능을 찾는다. 이때 비로소 인생도 팔팔 끓는 100℃가 된다고 작가는 알려준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