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대상 성폭력 사건이 최근 5년 동안 200% 가까이 폭증했다. 성폭력을 당해도 정확한 일시, 장소 등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가해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경찰청에 따르면 2008년 228건이었던 장애인 대상 성폭력 사건은 지난해 656건으로 5년 동안 187.7% 증가했다.

전체 성폭력 사건은 2008년 1만5970건에서 지난해 2만2935건으로 43.6% 증가했다. 경찰은 장애인 대상 성폭력 사건이 심각하다고 판단, 지방자치단체·교육청 관계자들과 함께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장애인시설 1341곳 중 1256곳(93.6%), 특수학교 163곳 중 128곳(78.5%)을 방문해 성폭력 피해자 31명을 구조·보호했다.

장애인 시설이나 특수학교에 거주하지 않는 지적장애 여성 6만6773명 가운데 2만1112명(31.6%)의 자택도 방문했다. 자택에 살고 있는 지적장애 여성은 △고위험군 △일반 등으로 분류했는데 혼자 살고 있거나 함께 살고 있는 부모 등 보호자도 장애가 있는 고위험군 지적장애 여성 6296명 중 3976명(63.1%), 장애가 없는 보호자와 살고 있는 일반 지적장애 여성 6만437명 가운데 1만7136명(28.3%)을 면담했다.

장애인 대상 성폭력 사건 27건을 확인한 경찰은 이 중 11건의 피의자 13명도 붙잡았다. 경찰은 지난달 9일 지적장애 2급인 50대 여성의 자택을 방문해 성추행 사실을 파악한 뒤 이웃에 살던 60대 남성을 검거했다. 지적장애 3급인 40대 여성의 장애 수당을 가로채고 지적장애 2급인 이 여성의 친딸까지 성폭행한 20대 남성도 지난달 17일 붙잡았다. 경찰은 이번 방문 조사 기간을 6월까지 연장하고 향후 매년 상·하반기 2회로 정례화할 예정이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