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여명 승객 안전 크게 위협"…당국, 항공사에 시리아 비행금지령

승객 150여 명을 태운 러시아 여객기가 29일 내전중인 시리아 상공에서 로켓 공격을 받아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뻔 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29일 새벽 4시55분(모스크바 시간)께 이집트 휴양도시 샤름 알 셰이흐를 떠나 러시아 남부 도시 카잔으로 향하던 러시아 항공사 노드윈드(NordWind) 소속 에어버스-320 여객기가 시리아 영공을 지나는 도중 로켓 공격을 받았다.

여객기에는 159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여객기를 향해 2발의 지대공 로켓이 발사됐지만 다행히 여객기 근처 공중에서 폭발했다며, 그러나 이 폭발로 승객들의 안전이 매우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여객기는 기장이 서둘러 전투지역을 벗어나면서 사고를 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로켓이 여객기를 조준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공격자들이 여객기의 국적을 알고 있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 항공청(로스아비아치야)도 여객기가 위험에 처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항공청은 "승무원들이 시리아 상공을 지나면서 여객기 운항에 위험을 초래한 전투행위를 포착했으며 여객기에 대한 위협을 느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로켓포를 발사한 세력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 사건과 관련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모든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항공청은 30일 이번 사건과 관련 시리아 영공을 이용하지 말라는 권고장을 자국 항공사들에 일제히 내려 보냈다.

항공청은 대다수 항공사들이 전투지역 영공을 이용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항공사들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승객들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시리아 영공 비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항공청은 그러면서 지난 2001년 흑해 상공을 지나던 러시아 항공사 소속 여객기가 시험 발사된 우크라이나 미사일에 맞아 격추된 사건을 상기시켰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