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그룹ㆍ개별국 연쇄 접촉
"캄보디아 100개국 확보" 언론 보도 해프닝도

우리 정부가 올해의 핵심 외교과제 중 하나로 꼽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재진출이 가시권에 접어들고 있다.

유엔주재 한국대표부(김숙 대사)는 9일(현지시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표결을 일주일여 앞두고 막판 굳히기 작업에 돌입했다.

김 대사는 이날 중남미 그룹과 오찬을 한데 이어 앞으로 일주일간 각 지역그룹 및 개별 국가와 잇따라 회동하면서 지지를 당부하고 이탈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유엔대표부는 당선에 필요(전체 회원국의 3분의 2인 129표)는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면서도 표결 당일까지 한표라도 더 끌어들이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1996∼1997년에 이어 15년 만에 다시 안보리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 그룹의 1개 공석을 놓고 캄보디아, 부탄과 경합 중인데 이변이 없으면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문서나 구두로 지지 의사를 밝혔더라도 통상 지지표의 10% 정도는 이탈한다는 점에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늦출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안보리 이사국에 도전했던 헝가리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사전에 확보한 지지표의 40%가 날아가는 `날벼락'을 맞기도 했다.

득표전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경합을 벌이는 국가 주변에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한다.

우리나라와 경합 중인 캄보디아의 한 일간지는 최근 캄보디아가 100개국의 지지표를 확보했다고 보도하면서 7∼8개 유엔 회원국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했다.

그런데 여기서 언급된 국가 일부는 우리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나라였다.

이 사태는 해당 보도 내용을 전해 들은 국가들이 우리 측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하면서 결국 일회성으로 끝났다고 유엔대표부는 설명했다.

이를 계기로 유엔 주변에서는 "캄보디아가 외교를 참 이상하게 한다"는 말도 나돌았다고 한다.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선출 투표에는 결선투표 제도가 없으며 특정 국가가 3분의 2의 지지를 얻을 때까지 반복 투표를 한다.

2006년 베네수엘라와 과테말라가 47차례나 표 대결을 벌였으나 두 나라 모두 3분의 2 득표에 실패해 결국 중남미 국가들의 중재로 파나마가 비상임 이사국으로 당선됐다.

1979년에는 콜롬비아와 쿠바가 남미의 공석을 놓고 격돌했다가 무려 154차례나 투표를 실시한 끝에 결국 제3국인 멕시코가 어부지리를 얻기도 했다.

투표는 현시 시간으로 18일 오전 11시께부터 시작되며, 우리 정부는 1차 투표에서 끝낸다는 목표에 따라 결과를 예단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외교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김 대사는 "투표 전날까지도 지역그룹 및 개별국과 접촉 일정이 잡혀 있다"며 "지지표의 숫자는 공개할 수 없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엔본부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