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하드 사이트와 저작권자가 콘텐츠 제휴계약을 맺은 경우, 웹하드 사이트 이용자가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해서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웹하드 사이트에 영화를 업로드해 다른 사이트 회원들이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한 혐의(저작권법 위반)로 기소된 정모씨(41)에게 무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웹하드 사이트와 저작권자가 제휴계약을 맺으면, 저작권자가 보유한 콘텐츠는 유료로 사이트 회원들이 다운로드할 수 있다. 제휴계약이 된 콘텐츠를 회원이 업로드할 경우에는 역시 유료 제휴콘텐츠로 전환, 다운로드를 받으려면 일정 비용을 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는 정씨가 영화 파일을 올린 후 사이트의 기술적 문제로 약간의 시간(수분 내지 수십분)이 지난 후에야 유료 제휴콘텐츠로 전환된 점 때문에 고소가 들어가 정씨가 기소됐다.

재판부는 “저작권자와 웹하드 사이트 운영자 사이 맺어진 제휴계약에 따르면, 저작권자는 사이트 회원 등 제3자에게 저작물을 업로드하는 적법한 경로를 열어주고 이익을 얻게 된다”며 “웹하드 사이트 운영자가 수시로 제휴 저작물의 업로드 여부를 확인, 즉시 저작물을 제휴콘텐츠로 전환하기 때문에 정씨와 같은 업로더들은 자신이 올린 파일이 적법하게 배포될 것이라 기대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사이트와 저작권자가 제휴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업로더들에게 공지된 이상, 이 사이트에서는 저작물 업로드에 대해 저작권자가 승낙한 것으로 봐야 하므로 정씨는 무죄”라고 판결했다.

정씨는 2010년 5월 부산 수영구 자신의 집에서 한 인터넷 파일 공유 사이트에 P회사가 저작권을 갖고 있는 영화를 업로드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