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앞두고 각 종목 '소청 매뉴얼' 구축

특별취재단= 대한체육회(KOC)가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각 종목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강조한 오심 대응법이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23·SK텔레콤)의 은메달을 지켜냈다.

박태환은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0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종목에서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노렸던 박태환으로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결과지만 오전 예선에서 실격을 당해 허공에 날린 줄만 알았던 메달을 목에 걸게 된 것은 절반의 성공 이상의 의미다.

박태환이 청천벽력같은 실격 판정을 받고도 침착하게 대응해 은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던 데는 KOC의 오심 대응 방안 교육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KOC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의 김동성,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 체조의 양태영 등 오심 때문에 메달을 사실상 뺏긴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각 종목 코칭스태프에게 오심이 나왔을 때 대응 방안을 미리 숙지하도록 했다.

종목별로 판정에 대해 소청하는 절차를 매뉴얼로 만들어 지급하며 "미리 소청 절차를 확실히 알고 가야 오심이 나와도 억울한 불이익을 없앨 수 있다.

또 벤치에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번 경우에도 안종택 경영대표팀 감독이 바로 국제수영연맹(FINA) 상소심판에게 실격 처리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이의 신청을 했다.

경기 후 30분 이내에 해당 팀 감독이 100달러를 내고 서면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신속한 이의 신청이 가능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FINA에서는 우리 측에 '지금까지 이렇게 해서 번복된 사례가 없다'며 이의 신청을 만류하기도 했으나 토드 덩컨 코치가 단호하게 이의 신청을 밀어붙여 이런 결과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한국 선수단 이기흥 단장은 "한국 체육이 양과 질적으로 모두 많이 성장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예전 양태영과 같은 일로 메달을 뺏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각팀 지도자들에게 교육을 철저히 했다.

심지어 만일에 대비해 공탁금으로 낼 돈까지 갖고 다니며 준비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런던=연합뉴스)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