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22일 오전 7시31분

증권사들이 잇따라 지점을 폐쇄하고 있다. 증시침체로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수익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영업지점 20여곳을 폐쇄하고 해당 직원들을 다른 지점에 통합하기로 했다. 연초 112개에서 99개로 지점을 줄인 것을 포함하면 33개가 줄어드는 셈이다. 20개 지점 폐쇄 후 영업점은 79개로 줄어든다. 증시 활황이던 2008년(152개)과 비교하면 4년 사이 절반가량의 점포가 사라지게 된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서울의 반포 잠실 대치지점과 부산중앙 일산 수원 등 12개 지점을 없애기로 했다. 이 증권사 지점 수는 지난 3월 말 32개에서 20개로 줄게 된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전통적인 위탁수수료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판단해 지점을 줄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소형 증권사인 토러스증권은 다음달 6일부터 ‘무점포’ 체제로 전환한다. 작년까지 운영하던 3개 지점 중 부산점과 서울 강남점을 최근 폐쇄한 데 이어 대구점의 문도 닫기로 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주식 거래량 감소 여파로 지난 1분기(4~6월)에 적자를 냈다”며 “고정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점포부터 구조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지점을 줄이는 추세다. LIG투자증권은 20일 서울 강남역지점을 폐쇄했다. 오는 27일엔 대구서지점도 닫을 예정이다. HMC투자증권도 일산지점 폐쇄를 검토 중이다.

증권사들이 지점 문을 닫고 있는 것은 주식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지점 적자폭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대형 증권사들은 1분기(4~6월)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으며 대다수 중소형 증권사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은 올초부터 지점을 줄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62개 증권사의 국내 지점 수는 작년 말 1856개에서 올 3월 말 1827개로 29개 줄었다. 동양증권(141개→133개) 하나대투증권(117개→114개) IBK투자증권(33개→31개) 등이 점포 수를 줄였다.

대형 증권사들은 하반기 지점 통폐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지점 7곳과 영업소 6곳을 폐쇄한 대우증권은 아직 추가 폐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본격적인 영업점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며 “대부분 증권사들이 다점포 전략을 포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점포 통폐합, 접대비 삭감 등 손쉬운 구조조정으로 시작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인력 구조조정으로 번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진형/오상헌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