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PC 운영체제(OS)만 만들던 애플은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면서 정보기술(IT) 업계의 강자로 우뚝 섰다. 음악유통시장에서 후발주자였지만 2001년 노래를 곡당 거래할 수 있는 아이튠즈를 열고 세계 디지털 음악 시장 1위로 올라섰다.

이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IT산업의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단말기(D)’ 영역은 유기적으로 융합됐다. 그 정점에는 콘텐츠가 자리잡았다.

○애플과 구글 양강 구도

구글은 지난달 열린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앱이 60만개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200억건. 그동안 크게 뒤처졌던 애플 앱스토어에 맞먹는 규모다. 애플은 지난달 구글 콘퍼런스에 앞서 열린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앱스토어에 65만개 앱이 등록돼 있고 다운로드 수는 300억건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구글은 개방형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를 앞세워 애플 iOS를 제치고 OS 부문에서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모바일 콘텐츠 부문 실적은 저조했다. 대부분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은 광고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애플은 아이튠즈에서만 지난해 4분기 20억달러 매출을 올렸다. 구글은 아이튠즈를 겨냥해 지난 3월 기존 앱 장터인 안드로이드마켓에 구글뮤직과 이북스토어를 합쳐 ‘구글플레이’라는 유통플랫폼을 새로 만들었다. 게임, 음악, 영화, 전자책 등 각종 모바일 콘텐츠를 한 곳에서 거래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용했다. 콘텐츠 유통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애플은 깐깐한 앱 관리, 양질의 유료 콘텐츠 확보 등으로 지난해 모바일 콘텐츠 부문 매출 78억5500만달러를 올렸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이 커지고 단말기 성능 차이가 줄어 1위 수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는 3분기에 정식 출시되는 아이폰 최신 버전(iOS6)에 페이스북을 통합하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마존도 지난해 태블릿PC ‘킨들파이어’를 내놓고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했다. ‘아마존 앱스토어’를 운영하며 앱 3만여개, 동영상 2000여개, 전자책 100만여권 등을 제공하고 있다. 콘텐츠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단말기를 싸게 내놓는 전략을 쓰고 있다.

○모바일 업체 모두 콘텐츠 강화

세계적으로 8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은 지난 7일 자사의 앱 장터인 ‘페이스북 앱센터’를 열고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2월 미디어 허브(동영상), 뮤직 허브(음악), 리더스 허브(전자책), 게임 허브(게임) 등에 이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러닝 허브를 공개하며 모바일 콘텐츠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 모두 앱 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도 최근 앱 장터인 N스토어를 열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