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긴 조정으로 투자자들로부터 ‘미운 오리’ 취급을 받던 한국전력이 본격적인 반등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0.63%(150원) 오른 2만4100원에 마감했다. 지난 5월 초부터 오름세로 돌아서 이날까지 11.05% 올랐다.

5월 들어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된 것이 상승세로 돌아선 계기가 됐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가능성 등이 부각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자 경기방어주로서의 매력이 커지면서 기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것. 5월 이후 지난 7일까지 기관은 한국전력을 219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조정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 사이 두바이유 가격은 15%, 유연탄 가격은 8%가량 하락했다”며 “원자재 가격이 1% 하락할 때마다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은 3300억원씩 증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최근 환율 상승분을 고려해도 실적개선에 큰 도움이 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점은 한국전력의 최근 상승세에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예년보다 일찍 더위가 시작되면서 여름철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정부는 연일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전기요금을 인상하면 절전효과가 있다”며 “(가격을) 올려야 한다면 여름철 전력수요 피크가 오기 전에 올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산업구조와 용도별 소비패턴 등이 한국과 매우 유사한 대만의 경우 5월 이후 전기요금을 평균 17.9% 인상했다”며 “지난 10년간 대만이 전기요금을 47% 인상하는 동안 한국은 28% 올리는 데 그쳐 요금 인상 압력은 상당히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