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잇따라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이탈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01년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뉴욕대 스턴스쿨의 마이클 스펜스 교수는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결국 유로존을 떠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럽 국가 중 그리스가 가장 걱정스럽냐는 질문에 대해 “그리스보다 경제 규모가 큰 이탈리아나 스페인이 더 큰 걱정” 이라며 “이탈리아는 개선되겠지만 스페인은 위험하다“고 답했다. 실업률이 높은데다 경제가 위축되고 있어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영국 BBC에 출연, “그리스가 갖고 있는 대안은 독일 등이 원하는 긴축재정 이행과 유로존 이탈 두 가지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 정부의 요청을 받아 자문한다면 유로존을 떠나라고 권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만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내버려둔다면 유로존 이탈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그리스 경제학자 11명은 일간지 카티메리니에 발표한 공개서한을 통해 그리스 정부가 외국 채권단에 한 약속을 이행하고 개혁 조치를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게오르그 마리오스 안겔리토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 등이 포함된 국내외 경제학자들은 성명에서 “그리스 정부는 유로존에 머물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밝혀 국제적 신뢰를 얻은 후 채무재조정과 함께 투자, 성장을 이끌 방안을 찾기 위해 외국 채권단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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