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넓이는 남한의 두 배. 그러나 인구는 겨우 60분의 1. 미국 대륙 북부에 자리한 사우스다코타 주의 지리적, 인구통계학적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좁은 땅에서 아옹다옹하며 살고 있는 우리의 처지가 유난히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 남서부의 블랙 힐 지역을 빼면 대평원이 끝도 없이 전개된다. 그곳은 마치 오래전에 버려진 유토피아 같다.

웨인 포터라는 괴짜는 이런 단조로움을 참을 수 없었나보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새로운 유토피아 건설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는 사우스다코타 주의 작은 마을 몬트로즈에 아예 눌러앉아, 야외 조각공원을 만들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가 만든 40여개의 대형 철 조각은 황량한 평원을 지나는 운전자들에게 환한 미소를 선사하는 명물이 됐다.

괴짜는 말한다. “저는 다빈치만큼 아름답게 만들지는 못해요. 그래서 크게 만들어 시선을 끌었죠.” 그의 아이 같은 마음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