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31일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 은행들의 재정부실 우려로 유럽 재정위기가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중국 경기 부양책과 그리스 관련 우려 완화에도 불구하고 쏟아지는 프로그램 매물로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30일 미국 뉴욕 증시는 유럽 재정위기의 재확산과 미국의 주택지표 부진 여파로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60.83포인트(1.28%) 내린 1만2419.86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9.10포인트(1.43%) 하락한 1313.32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33.63포인트(1.17%) 떨어진 2837.36을 기록했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가 스페인 3위 은행인 방키아 국유화에 대한 비난 여론 속에 임기를 한 달 앞두고 조기 사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페인에 대한 불안이 지속됐다. 스페인 은행권 예금은 1조6240억 유로로 314억4000만유로 감소해 유로존 채무위기시작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탈리아는 57억3000만 유로의 국채를 발행했지만 최대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6%를 넘겨 지난 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그리스의 여론조사 결과 긴축을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에 대한 지지율이 30%로, 26.5%의 지지를 얻은 긴축 찬성파 신민주당을 앞섰다는 소식에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미국 주택지표도 부진했다. 미국의 4월 잠정주택 판매지수는 전달보다 5.5%포인트 떨어진 95.5를 기록했다. 이는 소폭의 증가세를 예상했던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과 정반대 결과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이 빠르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스페인 정부가 유럽중앙은행(ECB)을 통해 스페인 3위 은행인 방키아의 자본을 확충하려 나섰으나 ECB가 이를 거절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며 "EU집행위원회가 은행 구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각국의 이해관계 조율과 도입 시기 등을 감안하면 불안이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조건적인 반등보다 중기적 저점 구간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6월 중순 그리스 총선 이후 불안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6월 증시 불확실성은 중순까지가 정점이고 하순으로 갈수록 모멘텀 개선이 가능할 전망" 이라며 "중순까진 프랑스와 그리스 총선에 따른 불확실성이 우려되나 이후 G20 정상회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유럽연합(EU) 정상회담 등 모멘텀을 기대할 만한 이벤트들이 대기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럽외 국가에서의 모멘텀에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곽 연구원은 "중국의 추가적인 내수 부양 정책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종료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의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도 가능하다" 며 "무엇보다도 유럽 금융기관의 자본확충 시한이 6월 말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수급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도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