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이 포털 최초로 스마트TV 플랫폼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1995년 PC웹 기반 서비스 한메일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고 모바일 시장에 빠르게 대응했던 다음은 대형 스크린 서비스에도 진출, 선점 효과를 누린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지난 20일 제주시 첨단로 스페이스닷원(space.1)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이용자에게 최적화한 스마트TV 플랫폼 '다음(Daum) TV'를 공개하면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다음TV는 지상파 방송 시청 기능과 함께 PC와 모바일에서 제공했던 검색, 키즈, 클라우드, TV팟, 게임 등 다음의 콘텐츠를 스마트TV에 최적화해 월 정액제 없이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운영체제(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탑재된다.

스포츠, 키즈, 주문형 비디오(VOD), 애플리케이션(앱), 인터넷 등으로 기본 메뉴가 구성됐다. 특히 다음 클라우드 앱, tv팟 앱 등을 통해 원하는 영상을 빨리 찾거나 개인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도록 고안됐다.

정영덕 다음TV 대표는 "많은 숫자의 앱보다는 사용자가 많이 이용하는 핵심 앱 제공에 집중했고 동영상 검색에 특화했다"며 "예를 들어 소녀시대를 검색하면 동영상 4280개가 나온다. 하루 종일 봐도 못 본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번 플랫폼이 구글TV와 애플TV의 경계 지점에 있다고 정의했다. 아날로그 또는 디지털TV 신호를 컴퓨터에 연결할 때 사용하는 장치인 'TV 튜너'가 장착된 것도 다른 점이다. 구글TV는 웹 기반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애플TV는 이와 달리 방송 신호를 송·수신하는 기기인 셋톱박스를 선보였다.

김지현 다음 모바일 부문장은 "네이버가 움직이지 않을 때 다음은 모바일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는 등 시장을 리딩했다"며 "스마트TV도 주도해 다양한 기기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엔(N)스크린 전략을 완성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TV 플랫폼이 처음 적용된 스마트TV 셋톱박스인 '다음TV 플러스(+)'는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익숙한 플릭패드, 쿼티 자판, 광학 트랙패드, 음성 인식이 가능한 마이크 기능을 갖춘 리모콘도 제공한다.

다음은 '솔로세(소셜, 로컬, 서치)'를 강화한 '다음TV 2.0' 버전도 내년 1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포츠 중계를 보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지인들과 대화하고 지역(로컬) 기반 콘텐츠와 검색 기능을 더욱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케이블 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케이블 사업자와 협력하고 있다. 이번 셋톱박스 출시를 계기로 스마트TV 등 다양한 하드웨어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망중립성 논란에 대해서 최세훈 다음 대표는 "현재로서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서울과 지방의 불균형문제 해소와 문화 다양성 추구 등 사회적 가치를 위해 2004년부터 본사 이전을 추진했다"며 "이후 8년간 시가총액은 5배, 매출도 2배, 직원도 2배 이상 늘었다. 글로벌 도시인 제주에서 창의적인 도전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모바일 부문장은 "2008년 당시 모바일 TFT를 이끌면서 원통하고 안타까웠던 생각은 '우리가 안드로이드나 iOS의 작은 앱만 만들어야 하는가', '플랫폼에 대한 꿈을 꿀 수 없을까'였다"며 "이것이 다음TV로 해결 됐다. 하드웨어도 만들 수 있게 됐고 이를 스토어(온라인 앱 장터)까지 확장, 스마트 유통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TV+'는 작년 3월 설립한 다음TV가 생산, 유통을 담당하고 전국 이마트에서 오는 30일부터 19만원대에 판매를 시작한다. 이후 옥션 등 주요 온라인몰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제주=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