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株 랠리 대비 '투트랙' 전략 세워라"
유가증권시장 내 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이 최근 부쩍 힘을 내고 있다. 이달 들어 소형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8.97%, 5.09% 올라 대형주(3.48%)와 코스피지수(3.46%)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중·소형주 랠리가 본격화된 걸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글로벌 유동성에 의해 대형주 위주로 힘을 받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중·소형주 랠리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에 ‘무게’를 실으면서 2~3분기 중·소형주 랠리에 대비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제시했다.

◆“아직은 외국인 주도 장세”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9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명은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이기 때문에 중·소형주 랠리를 논하기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달 중·소형주의 선전은 지난달 대형주의 독주에 따른 주가 상승률 격차 해소 차원에서 이뤄지는 ‘미니 랠리’라는 설명이다. 외국인이 월간 사상 최대인 6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지난달 대형주는 7.88% 올라 소형주(3.91%)와 코스닥지수(2.76%)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2~3분기에는 중·소형주의 본격 랠리를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9명 팀장 중 2명은 2분기부터, 4명은 3분기부터 대형주 중심의 시장 흐름이 중·소형주로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경기선행지수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경기선행지수 반등 구간에는 중·소형주가 강세를 나타냈다”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소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는 것도 유리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유가증권 80%·코스닥 20% 비중

시장의 ‘균형추’가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넘어오려면 시간이 필요하지만 실적 우량 중·소형주의 견조한 상승 흐름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에 80% 정도를 투자하면서 코스닥에도 약 20%의 비중을 두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업종으로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정보기술(IT) 업종을 꼽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8명이 IT업종을 1순위로 꼽았으며 코스닥에서는 6명이 IT업종 내 중·소형주를 추천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전방산업의 수혜를 입을 IT부품주의 경우 최근 미국 나스닥 기술주가 급등세를 타고 있는 것도 참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IT업종 외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정유·화학 업종이, 코스닥시장에서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업종이 꼽혔다. 김 팀장은 “엔터주는 올해도 K팝 인기가 지속되면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고 콘텐츠 업종은 런던올림픽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부양책·펀드 환매 압력 등 변수

9명 중 5명은 중국의 경기 회복 여부가 증시 추가 상승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다음달 3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 어떤 부양책이 나오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형주나 코스닥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개인과 기관 매수세가 유입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김학균 대우증권 팀장은 “외국인이 주도하는 수급은 중·소형주 강세장을 이끌 수 없다”며 “국내 가계자금이 증시로 유입돼야 코스닥이 한 단계 점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임근호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