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기능식품 사업 본격화…올해 50% 성장"
“약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분유 사업을 해왔습니다. 유아 영양관리를 제품 개발의 최우선으로 삼고 있죠. 이런 영양 관리 노하우를 일반 기능식품에 본격 적용할 겁니다. 올해 매출도 50%가량 늘려 잡았습니다.”

26년간 일동제약 대표이사를 지낸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79·사진). 지난 17일 서울 구의동 일동후디스 빌딩 내 그의 집무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영양’과 ‘위생 관리’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있었다. 산양분유 등을 앞세워 2010년 10%대 초반이던 국내 분유시장 점유율을 작년 말 20%선으로 끌어올린 것도 영양에 초점을 맞춘 품질력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일동후디스는 분유시장 만년 3위에서 벗어나 매일유업과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이 회장은 “분유 일변도에서 탈피해 청소년과 성인을 겨냥한 기능성 식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뼈 건강 기능식품 브랜드인 ‘본케어’ 제품 개발을 마치고 내달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양유(羊乳) 발효유도 내달 국내 처음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물이나 우유에 타먹을 수 있도록 한 가루 형태의 영양식도 개발을 마친 상태다.

실적 성장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았다. 2010년 974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350억원으로 38%가량 늘었다. 경쟁사의 악재까지 겹쳐 분유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데 힘입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더 공격적이다. 작년 대비 48%이상 늘어난 20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이 회장은 “마케팅에 다소 어려움을 겪더라도 ‘영양 관리’에 주안점을 둔 품질 경영을 집요하게 밀어붙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유와 초유 관련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유당이 많이 함유된 분유도 계속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이런 생각을 회사 내부에선 ‘제약 마인드’라고 부른다. ‘제약 마인드’는 그의 경력에 그대로 담겨있다. 서울대 약대 출신인 그는 1960년 일동제약에 입사한 뒤 1966년부터 일동제약 임원으로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1963년 선보인 아로나민골드를 국내 대표 비타민 브랜드로 키워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1996년 이유식 업체인 남양산업을 인수해 사명을 일동후디스로 바꾼 후에도 일동제약 대표와 일동후디스 대표를 겸직하며 두 회사를 이끌었다. 일동제약 경영에는 2010년 손을 땠다. 일동후디스 지분은 일동제약과 이 회장 가족이 각각 33%씩 갖고 있다.

이 회장은 현직 원로 기업인으로서 젊은이들에게 당부의 얘기도 했다. “경영자나 상사가 요구하는 것보다 더 큰 비전과 목표, 책임감을 갖고 움직인다면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