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와우 !…어느새 13,000 눈앞…금융위기 이전 수준 회복
글로벌 금융시장이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착륙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사이 미국 증시가 어느새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 경제가 완연한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잇따르면서다. 미국이 유럽과 아시아로부터 디커플링(탈동조화)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5.79포인트(0.35%) 오른 12,949.87에 거래를 마쳤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3,000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2008년 5월 이후 최고치다.

S&P500 지수도 3.19포인트(0.23%) 오른 1361.23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8.2%나 상승해 2008년 4월 수준에 근접했다. 나스닥은 16일 2000년 12월 이후 11년3개월 만에 최고치(2959.85)를 경신했다.

미국 증시는 작년 10월 저점을 찍은 이후 계속 오르고 있다. 올 들어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최근 ‘조정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랠리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 주가를 밀어올린 힘은 경제지표다. 고용, 주택, 소비, 기업 실적 등 모든 분야에서 숫자가 좋아지고 있다.

미국주택건설협회(NAHB)가 15일 발표한 2월 주택시장지수(HMI)는 5개월 연속 상승, 2007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인 29를 기록했다. 건설업자들이 향후 주택경기를 밝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주택 착공 건수도 전달 대비 1.5% 증가한 69만9000건으로 시장 예상치(68만건)를 크게 웃돌았다.

주식 거래량은 적어…자신감 2% 부족

다우, 와우 !…어느새 13,000 눈앞…금융위기 이전 수준 회복
불확실성으로 현금을 깔고 앉아 있던 기업들도 고용을 재개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6일 전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실업률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인 8.3%로 깜짝 하락한 데 이어 고용 시장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경기 전망도 밝다. 최근 미국 콘퍼런스보드 집계 결과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식 거래량은 여전히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쇼트커버(재매입)에 나서면서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은 여전히 지속적인 상승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불확실성은 유럽 재정위기다.

뉴욕의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주가 상승을 놓친 뮤추얼펀드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면서 랠리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거래량으로 볼 때 아직 확실한 방향성이 잡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