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총장, 양국에 "긴장확산 피하고 평화적 해결" 촉구

아르헨티나는 10일(현지시간) 영국이 영유권 문제를 놓고 자국과 분쟁 중인 포클랜드섬(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섬) 인근 남대서양에 핵잠수함을 파견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엑토르 티메르만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은 이날 유엔본부를 방문, 반기문 사무총장을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핵무기를 탑재한 핵잠함 뱅가드호가 말비나스섬에 대한 영국의 군사력 강화의 일환으로 최근 파견됐다"며 "이곳에 핵을 배치하는 것은 남미와 카리브해안 지역의 핵확산 금지조약을 정면 위배하는 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국이 남대서양에 핵무기를 도입했다면 외교적 채널을 통해 영유권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영국은 아직도 이곳에 핵무기를 도입했는지 가타부타 일절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티메르만의 이번 유엔 방문은 최근 영국이 포클랜드섬에 최신형 구축함을 배치하고 왕위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를 공군의 수색구조 헬기 조종사로 파견하는 등 군사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항의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반 총장에 이어 안보리 순회의장국인 토고의 코드조 메난 유엔 주재 대사도 면담했다.

그러나 마이크 리알 그랜트 유엔주재 영국 대사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핵무기와 잠수함의 배치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반 총장은 티메르만 장관을 면담한 뒤 성명을 통해 "아르헨티나와 영국은 섬 분쟁 확산을 피하고 평화적 해결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했다.

반 총장은 특히 "분쟁 중인 섬을 둘러싼 양국 간 치열한 공방전과 사태 전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양국이 요청한다면 분쟁 해결을 위해 중재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티메르만 장관은 영국과 중재에 나서겠다는 반 총장의 제안을 즉각 환영한다고 밝혔으나 영국은 아직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포클랜드 전쟁' 발발 30주년을 앞두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포클랜드 영유권 협상을 정식 요구하는 등 외교적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유엔 AP dpa 블룸버그=연합뉴스)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