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프리미엄세단 제네시스에 터보엔진을 장착, BMW 5시리즈의 대항마로 내놓는다. 2013년 제네시스가 풀체인지(완전 변경)되는 시점에 맞춰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BMW와 경쟁하겠다는 전략에서다. 현대차는 모두 7종의 터보 엔진 라인업을 구축해 폭스바겐과도 한판 승부를 벌이기로 했다.

◆“강한 엔진으로 BMW 추월”

제네시스에 '터보 엔진' 탑재…현대차, BMW·폭스바겐 잡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에 람다 3.8ℓ GDi 엔진 대신 3.3ℓ 터보 GDi 엔진을 장착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395마력에 최대토크 54.4㎏·m의 성능을 갖췄다. 기존 3.8ℓ 엔진(334마력, 40.3㎏·m)보다 출력은 61마력, 토크는 14.1㎏·m 향상됐다.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기아차가 컨셉트카 ‘GT’를 발표하며 함께 공개한 이 엔진은 향후 기아차 K9과 대형 세단인 에쿠스에도 탑재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3.0ℓ 터보 GDi 엔진도 개발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두 엔진은 모두 BMW 엔진보다 강한 성능을 갖추도록 했다”며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BMW와 본격적으로 경쟁을 벌일 핵심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은 평소 “차량 성능을 BMW 수준으로 높이라”고 강조해왔다. 특히 “엔진 성능은 BMW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특명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엔진 크기는 줄이면서 출력과 연비는 향상시키는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터보 엔진을 개발하면서 BMW의 동급 엔진보다 1마력이라도 높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전했다. 3.0ℓ 터보 GDi 엔진은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는 45㎏·m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BMW의 355i 모델에 장착되는 동급의 ‘트윈터보 고정밀 직분사 밸브트로닉 엔진’(306마력, 40.8㎏·m)은 물론 740i에 장착된 배기량 2976㏄짜리 ‘트윈터보 엔진’(326마력, 45.9㎏·m)보다 높은 성능이다.

3.3ℓ 터보 GDi 엔진은 BMW의 550i xDrive에 탑재된 4.4ℓ 트윈파워 터보 엔진(407마력, 61.2㎏·m)과 맞먹는 성능을 갖췄다. 현대차 관계자는 “BMW와 성능면에서 대등한 입지를 다져 현대차의 ‘모던 프리미엄’을 실현시키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1.6ℓ터보 GDi로 폭스바겐 잡는다”

현대차는 3.0ℓ, 3.3ℓ 터보 GDi 엔진을 포함해 소형부터 대형까지 모두 7종의 터보 엔진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경차용 1.0ℓ를 비롯해 1.2ℓ 1.4ℓ 터보 GDi 엔진이 개발 완료 단계에 있으며 1.6ℓ 2.0ℓ 터보 GDi는 벨로스터와 쏘나타, K5에 각각 장착했다.

이 중 1.4ℓ와 1.6ℓ 터보 GDi 엔진은 폭스바겐 골프를 겨냥했다. 1.6ℓ 엔진은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m의 힘을 낸다. 한 체급 큰 골프 2.0 GTI의 211마력, 28.6㎏·m와 맞먹는다.

현대차는 이달 초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벨로스터 터보’를 공개하며 성능을 골프 2.0 GTI와 비교했다. “벨로스터 터보가 더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 엔진은 i30에도 장착해 내년 하반기 출시할 것”이라며 “1.2ℓ와 1.4ℓ 터보 GDi 엔진도 올해 안에 개발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1.4ℓ 엔진은 최고출력이 160마력으로 ‘엔진 다운사이징의 교과서’라 불리는 골프 1.4 TSI(최고출력 160마력, 최대토크 23.5㎏·m)와 정면 대결을 벌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시대에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은 자동차 업체의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라며 “현대차가 준중형 승용차 부문에선 다운사이징의 선두주자 폭스바겐과 맞먹는 엔진 성능을 갖춰 유럽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