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해 25조 투자…"두 자릿수 매출 성장 목표"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과 비메모리반도체, OLED(발광다이오드) 등 삼각편대에 집중 투자해 매출 180조원을 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해보다 8.6% 늘어난 25조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매출 47조3000억원, 영업이익 5조3000억원을 올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고 27일 공시했다. 연간 매출도 165조원으로 사상 최대였으며, 영업이익은 16조2500억원으로 2010년(17조3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김명건 IR담당 상무는 이날 컨퍼런스콜(경영설명회)에서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이라고 밝혔다.

◆실적 견인한 스마트폰

실적 호조의 배경은 ‘스마트폰과 비메모리 반도체의 선전’으로 요약된다.

통신 부문은 지난해 4분기 2조6400억원의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17조8200억원)과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각각 19.6%와 4.8% 증가했다. 통신 부문의 연간 이익은 8조2700억원으로 회사 전체 이익(16조25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영희 무선사업부 전무는 “작년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은 10% 정도 증가했지만, 삼성전자의 판매량은 10%대 후반의 증가세를 기록해 3억대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3분기보다 30% 급증한 3600만대 중반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덕분에 4분기 통신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4.8%로 과거 평균인 11.7%를 훌쩍 뛰어넘었다.

다만 판매대수에서는 애플에 뒤졌다. 삼성전자는 3분기 2810만대를 팔아 애플(1710만대)을 처음으로 따돌렸다가 아이폰4S를 앞세운 애플이 4분기에 3700만대를 팔면서 100만대 차이로 분루를 삼켰다. 연간으로는 삼성이 9700만대, 애플이 9300만대를 팔아 삼성이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갤럭시S3를 출시하는 등 스마트폰과 태블릿 신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약진하는 비메모리반도체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었다. 4분기 매출 9조1700억원, 영업이익 2조3100억원을 기록했다. D램 가격 급락으로 메모리 분야 매출이 10% 줄어든 가운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CMOS이미지센서(CIS) 등 고부가가치 비메모리 제품에 집중한 게 적중했다는 평가다.

삼성은 독보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시장을 장악했다.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이 2012년 1분기(2011년 9월~11월)에 전분기보다 확대된 1억8700만달러의 손실을 냈고 대만 난야도 4분기 91억8100만 대만달러(349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지속하며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모바일칩·OLED 투자 늘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지난해보다 8.6% 늘어난 25조원을 투자한다. 반도체 몫인 15조원 가운데 9조원 이상이 비메모리 반도체인 시스템LSI에 투자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올초부터 32나노급 모바일AP 양산에 나서고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20나노급도 생산을 개시해 시장을 장악할 계획이다. 압도적인 선행투자를 통해 시장을 주도해온 D램에서의 승리 공식을 재현한다는 구상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에도 6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LCD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만드는 OLED에 5조원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관측된다. SMD는 지난 4분기 2010년 매출(4조4000억원)의 절반이 넘는 2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명건 상무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호전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며 “중국의 긴축 완화, IT 시장의 하반기 수요 강세 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향상된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정인설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