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애플에 다시 내줬다. 그러나 지난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애플을 앞질렀다.

27일 삼성전자는 2011년도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 분기 보다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판매량은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2810만대로 예측했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3650만대로 추산된다.

이는 애플에 약 50만대 뒤진 수치다. 애플은 같은 기간 3704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고 지난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3분기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른 지 3개월 만에 애플에 선두 자리를 뺏긴 셈이다. 다만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삼성전자가 9450만대 가량으로 추정돼 9254만대를 판매한 애플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한 분기 애플을 앞섰다거나, 뒤진 걸로 단기적인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2010년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2500만대 수준이었지만 불과 1년 만에 4배가 성장, 1억대에 가까운 스마트폰을 판매한 만큼 그 성장세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폰이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며 "이제 스마트폰 장사의 제맛을 알았다고 표현할 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이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갤럭시S 시리즈의 라인업 확대와 4세대(G)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의 발빠른 대응으로 시장 선두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 또한 올해부터 스티브 잡스의 후광효과가 아닌 팀 쿡 체제의 진짜 실력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애플의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권 연구원은 덧붙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4분기 매출 47조3000억원, 영업이익 5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매출은 165조원, 영업이익은 16조2500억원을 달성했다.

통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난 17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9% 급증한 2조6400억원으로 나타났다. 2011년 전체 통신 매출은 55조5300억원, 영업이익은 8조2700억원으로 10% 중반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이엔드형과 보급형 등 스마트폰 풀라인업을 강화하면서 4분기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특히 갤럭시S2 판매 강세 속에서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 넥서스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