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이 2013년부터 승강제를 시행하기로 하고 올 시즌 K리그 16개 구단 가운데 하위 2개팀을 2부리그로 내려 보내는 '14+2' 방안을 16일 이사회와 총회에서 통과시켰다.

하지만 프로 2부리그의 구성 요건이나 참가 기준을 명확하게 마련해놓지 않아 승강제를 시작하기도 전에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현재 승강제 방안으로 2013년에 2부리그를 제대로 구성하고 유지할 수 있느냐다.

연맹이 이날 총회에서 결정한 내용에 따르면 내년부터 운영되는 2부리그는 올해 K리그에서 강등된 2개 팀, 신생팀, 기존 내셔널리그팀 중 2부리그 참가를 원하는 팀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기존 K리그 구단의 B팀(2군팀)과 경찰청 등 리저브리그(2군리그) 팀들도 원할 경우 프로 2부리그에 뛸 수 있도록 했다.

연맹은 이같은 방법을 통해 2013년부터 최소 6개에서 최대 10개 구단으로 프로 2부리그를 구성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2014년에는 이를 8~12개팀으로 늘리고 2020년 14개팀, 2025년에는 16개팀 등 순차적으로 2부리그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수치는 단순한 '희망사항'을 벗어나지 못한다.

연맹에서 강등시키는 팀 외에는 2부리그 참가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맹은 당초 2012년 말 4개 구단을 강등시키는 '12+4'으로 승강제를 추진하려다 시·도민구단의 반발로 한발 후퇴한 '14+2'안을 선택했다.

하지만 군(軍)팀인 상무는 애초에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권고한 프로 1부 클럽 자격을 충족하지 못해 2013년부터 2부리그행이 불가피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올해 강등되는 팀은 실질적으로는 1개팀에 불과하다.

승강제라고 이름을 내걸었지만 강등은 형식적인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연맹은 2014년 2개 팀을 추가로 2부로 강등시켜 2부리그를 보강해 나가겠다고 설명했지만 이 역시 그대로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일부 구단의 반발로 애초의 '12+4'에서 '14+2'안으로 후퇴한 안 좋은 선례를 만들어 시·도민 구단 등에서 강하게 반대할 경우 추가 2개팀 강등 방안도 무산될 여지를 남겼다.

그렇다고 신생팀이나 내셔널리그팀의 2부리그 참가도 크게 기대할만한 상황이 아니다.

연맹에서는 내셔널리그 14개팀 중에서 최소 3~4개팀이 2부리그 참가를 희망하고 있다고 파악했지만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극히 일부 구단 외에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신생팀 참가 기준도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연맹 입장에서는 당장 2부리그를 구성할 팀이 절실하지만 내셔널리그 측에서는 일부 팀이 2부리그로 빠져나갈 경우에 대비해 "신생팀은 먼저 내셔널리그를 거치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결국 1부리그에서 강등되는 팀은 결과적으로 총 4개팀에 불과한 상황에서 새롭게 2부리그 참가를 희망하는 팀도 많지 않아 2부리그가 파행적으로 운영될 공산이 크다.

연맹은 이 때문에 2부리그 팀의 숫자가 부족하면 내셔널리그팀과 섞어서 경기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큼 상황이 열악하다.

안기헌 연맹 사무총장은 "처음에는 2부리그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일단 6개 팀만으로라도 끌고 나가겠다"며 "여러가지로 진입 문턱을 낮췄기 때문에 지금부터 해당 팀과 접촉해 협의하면 2부리그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