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 대박…이민주의 '바이오 식욕'
‘1조원 거부(巨富)’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한올바이오파마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바이오신약 개발업체다. 투자가 결정되면 이 회장은 한올바이오파마가 발행할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산업은행과 함께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이 회장의 바이오업종 투자는 올해 일부 수익을 상환한 메디포스트 마크로젠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투자한 두 회사에서 40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올리면서 이 회장이 바이오업종에 ‘재미’를 붙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과 공동투자 검토

증권업계 관계자는 13일 “산업은행이 BW를 매입하는 형태로 투자할 예정”이라며 “총 투자금액은 300억원이며 이 회장도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티넘파트너스 관계자도 “주관사인 하이투자증권에서 진행한 관련 설명회(IR)에 참가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투자는 한올바이오파마의 기업가치에 매력을 느낀 산업은행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BW 발행을 위해 선정된 주관사인 하이투자증권의 주선으로 해당 딜을 알게 됐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바이오시밀러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바이오베터 약품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독자 개발한 단백질 개발 기술을 활용해 C형간염 및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김희성 한화증권 연구원은 “매년 1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온 한올바이오파마는 내년에 결실을 맺게 될 전망”이라며 “C형간염 치료제는 2상 시험이 종료되는 대로 관련 기술을 다국적 제약사에 수출할 가능성이 높고, 아토피 치료제도 하반기 중에 신약허가 신청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 측이 BW 발행 시기를 가능한 한 미룰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 7월 1만원대까지 올랐던 한올바이오파마의 주가는 이날 8800원으로 마감해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주 투자로 400% 수익

이 회장은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던 2009년부터 바이오주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2009년 3월부터 두 달간 마크로젠 22만주를 사모으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해 10월에는 80억원을 투자해 메디포스트의 보통주와 BW를 사들였다. 이후에도 해당 종목의 주식을 꾸준히 매집해 메디포스트는 9.49%, 마크로젠은 10.63%까지 지분율을 늘렸다.이 회장은 올해 8월과 11월 두 종목의 주식 일부를 349억원에 매도했다. 잔여 주식의 평가액은 639억원. 투자원금이 201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2년간 391.54%의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이 회장 개인이 바이오업종에 관심을 갖고 주도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관투자가 등의 출자를 바탕으로 조성한 1조원 규모의 펀드를 해외 자원 개발에 투자하고 있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1조원을 굴리고 있는 이 회장이 100억원 규모의 국내 투자에까지 관여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 회장보다는 에이티넘파트너스 소속 운용 인력의 투자 판단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 바이오베터

biobetter. 특허가 종료된 바이오신약과 비슷한 효과가 나도록 만든 바이오시밀러를 개량한 약품. 바이오시밀러에 신규 기술을 적용해 기존 바이오신약보다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슈퍼바이오시밀러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