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적응해 팀 승리에 이바지하겠다"

올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면서 팀을 옮긴 조인성(36)과 임경완(36)이 SK 유니폼을 새로 입고 어색한 첫 인사를 건넸다.

조인성과 임경완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을 찾아 간단한 훈련을 하면서 새 동료와 인사를 나누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를 밝혔다.

1998년 각각 LG(조인성)와 롯데(임경완)에 입단해 올해까지 줄곧 한 팀에서만 뛰다가 난생처음으로 새 둥지를 찾은 두 선수의 표정에서는 어색함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조인성은 "줄무늬만 입다가 줄무늬 없는 유니폼을 입으니 어색하고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전했고, 임경완도 "새 유니폼이 잘 어울리느냐"고 반문하면서 쑥스러운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인터뷰 내용의 상당 부분도 기존 소속팀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조인성은 "LG의 후배들과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후배들에게 도움을 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고 팬들에게도 좋은 기억을 남겨 드리지 못했다.

LG가 9년이나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것도 나의 책임이 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 LG와 다소 잡음이 있었던 조인성은 '앉아쏴'라는 별명과 함께 제2의 야구 인생을 열게 해 준 팀이 LG라며 아직 마음고생을 다 털어내지는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후배 포수들이 자신이 있을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기를 기원했다.

임경완은 "플레이오프에서도 대등한 경기를 했듯이 롯데도 불펜이 그리 약한 것은 아니었다"며 '친정팀'을 옹호했다.

이들은 때로 전 소속팀을 '우리 팀'이라고 표현하는 등 여전히 팀을 옮겼다는 데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올해까지 5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강팀의 일원이 된 것에 대해 똑같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조인성은 "SK는 한 경기를 치르면 두 경기만큼 체력이 소모되는 까다로운 팀"이라면서 "이제 그만큼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훈련 캠프에서 공을 받아 보고 신뢰를 쌓고 싶다"고 말했다.

또 "제구력이 좋은 투수들이 많으니 볼 배합도 조금은 달라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인성이 포수 마스크를 쓰고 SK 투수들의 공을 받으려면 박경완과 정상호라는 수준급 포수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이에 대해 "경쟁을 해야겠지만 어느 위치에 가든 상황에 맞게 팀이 이기는 쪽으로 도움을 주면 된다.

배운다는 자세로 박경완과 정상호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1루 포지션도 상황이 된다면 해야 할 것"이라고 웃었다.

임경완은 "워낙 강한 팀이라 누를 끼치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된다.

정대현과 이승호의 빈자리를 메우려면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데 이제 SK에서 한번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우승하는 순간 그곳에 내 자리가 있을 것 같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두 선수는 마지막으로 "한 번도 떠나리라 생각해본 적이 없는 팀에서 벗어나기로 결정하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며 "빨리 적응해 팀의 승리에 이바지하겠다"고 같은 각오를 전했다.

(인천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