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ㆍ카페베네…내년 IPO시장 '후끈'
현대오일뱅크 미래에셋생명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내년 상장한다. 카페베네와 신송홀딩스 등 중소기업들도 기업공개(IPO)시장에 나온다. 유럽 재정위기로 올해 상장을 미룬 ‘상장 재수생’과 외국 기업들이 다시 상장을 추진할지가 관건이다.

한 관계자는 “올해 재정위기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내년 IPO 기업 수는 올해(78개 예상)보다 적거나 비슷하겠지만 현대오일뱅크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대형 회사들이 잇따라 증시에 도전하면서 공모 규모는 커질 것”이라며 “최근 공모가가 낮아지는 추세인 만큼 알짜배기 공모주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LG실트론 미래에셋생명 등 대기

대기업 계열사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현대오일뱅크다. 내년 5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목표인 이 기업의 공모 규모는 1조6818억원에 달한다. 주가수익비율(PER) 12배, 상반기 순이익 2803억원, 공모 비율 25%로 가정하면 그렇다.

대기업 계열사 중 코오롱패션머티리얼과 휴비스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화학섬유업체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의 작년 매출은 5162억원, 순이익은 186억원이었다. 휴비스는 SK케미칼삼양사가 지분을 절반씩 출자한 단섬유 업체다. 공모 규모는 2000억원가량이다.

현대로지엠 LG실트론 CJ헬로비전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현금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 기업을 비롯 LG CNS와 코카콜라 미래에셋생명 삼호중공업 삼성SDS 사조씨푸드 애경화학 등도 내년 IPO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로지엠은 조만간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돌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PE와 블랙스톤이 공동출자한 사모투자펀드(PEF) ‘우리블랙스톤코리아오퍼튜니티1호PEF’(지분율 33.19%)의 자금회수를 위해서다. 그러나 올해 지분법 손실에 따른 적자가 예상돼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리콘웨이퍼 제조업체 LG실트론은 장이 폭락해 상장을 미뤘으나 보고펀드와 KTB사모펀드, LG의 자금회수를 위해 내년 중 상장할 계획이다. CJ헬로비전은 최근 지상파 재송신 문제로 상장을 철회했지만 내년 중 다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생명보험주 부진과 FI의 보호예수 기간 등 문제로 상장을 미뤄온 미래에셋생명도 공모 규모 5000억원으로 내년 하반기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페베네 신송홀딩스 등도 준비

주목받는 중소기업도 IPO시장에 나온다. 커피 프랜차이즈 국내 1위(점포 수 기준) 업체 카페베네는 내년 하반기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간장 명가 신송홀딩스는 내년 상반기에 상장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최근 외식사업 강화에 나섰다. 보톡스의 원료인 보툴리눔 톡신 제조업체로 성형시술을 받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주목받고 있는 휴젤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고섬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해외 기업의 국내 증시 IPO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기존 업체들이 중국에 집중돼 있던 것과 달리 국가가 다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주택자금 대출 업체인 SBI모기지는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일본 온라인 결제시스템 업체인 액시즈는 연내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매출은 600억원가량이다. 매출 2000억원가량의 호주 패션업체인 패스트퓨처브랜드(FFB)는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중국 기업도 있다. 도로용 페인트 원료인 유리알비즈 제조업체 루통이 국내 증시 입성을 준비한다. 중국 다칭시에 본사가 있으며 매출 350억원에 순이익 100억원 규모의 업체다. 중국건재설비과기유한공사 차이나그린페이퍼패키징그룹은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해외기업의 IPO 성공 여부는 무엇보다 투자자 정서에 달렸다”고 말했다.

강유현/고경봉/안재광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