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감 회복이 준PO 3~4차전 최대 변수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풀죽은 타선이 언제 제대로 터지느냐에 따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맞선 양팀은 11·12일 오후 6시 광주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 3·4차전을 치른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염두에 준 양팀은 최종 5차전까지 가면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판단에 따라 광주에서 승부를 끝내고 16일부터 벌어질 롯데와의 플레이오프를 대비할 작정이다.

이만수 SK 감독대행과 조범현 KIA 감독의 의중대로 경기가 풀리려면 타자들의 방망이에 불이 붙어야 한다.

두 팀은 1·2차전 득점권에서 맥빠진 경기를 펼쳐 지루한 느낌을 줬다.

뒤집어보면 이는 양팀의 투수들이 그만큼 좋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윤석민과 아퀼리노 로페즈가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던 KIA는 장기인 선발 야구를 펼쳤다.

SK는 정대현과 정우람 등 불펜의 핵심을 이틀 연속 기용해 KIA 타선을 철저히 묶었고 이를 바탕으로 2차전에서 연장 11회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연출했다.

양팀 모두 3~4차전에서는 1~2차전에 비해 약한 투수가 선발로 나서는 만큼 초반에 대량 득점에 성공한 팀이 승리를 가져갈 공산이 커졌다.

시즌 내내 한 방을 터뜨릴 해결사가 없어 고전했던 SK는 준플레이오프에서도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1차전에서는 KIA의 윤석민의 마구와 같은 슬라이더에 막혀 단 3안타에 그쳤다.

부담을 털어낸 2차전에서는 연장 11회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하긴 했지만 잔루를 무려 15개나 남기며 생산성이 뚝 떨어졌다.

KIA 배터리는 위기에 몰릴 때마다 장타력이 있는 박정권을 볼넷으로 거르고 최동수와 이호준 또는 후속 타자를 상대하는 전략을 펼쳤고 먹혀들었다.

특히 3번 최정이 두 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공격의 맥이 끊겼다.

반면 1~2차전에서 잔루 5개씩을 남긴 KIA는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한 데서 알 수 있듯 타선의 예열이 덜 된 상태다.

이범호·김상현·최희섭 KIA의 기둥 타자들이 줄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후반기 1위에서 4위로 내리막을 탔던 KIA는 시즌 막판 반짝 공격력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파괴력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실정이다.

전반기 리그 최고의 '테이블 세터'로 불렸던 이용규-김선빈이 잠잠해 KIA 타선의 응집력도 떨어졌다.

두 선수는 첫날 나란히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2차전에서 이용규가 5타수2안타로 부활 기미를 보인 반면 김선빈은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양팀 감독이 타선을 짜는데 애로가 있지만 호재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SK는 정근우와 박재상 테이블 세터가 살아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근우는 2차전에서 5타수4안타의 불꽃타를 휘두르는 등 두 경기에서 9타수5안타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박재상도 2차전에서 3루타를 날리는 등 5타수2안타를 때려 KIA 배터리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1~2번 타자의 컨디션이 좋은 만큼 중심 타선이 뒤만 받쳐주면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SK 특유의 집중력이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KIA는 최희섭이 2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점에 고무돼 있다.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기록한 최희섭이 여세를 몰아 광주에서도 장타쇼를 펼친다면 타선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김상현과 나지완, 이범호는 1~2차전에서 안타를 터뜨리며 타격감을 조율한 만큼 네 장타자의 궁합이 일치된 순간 꽉 막혔던 KIA의 득점 루트도 뻥 뚫릴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