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MS, 윈도8 탑재 태블릿PC 공동 개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PC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춘 '윈도8' 탑재 태블릿PC를 선보였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PC매거진은 13일(현지시간) MS가 미국 애너하임시에서 개최한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에서 참석자 5000명에게 제공한 새로운 운영체제(OS) 윈도8의 개발자 버전 태블릿PC(모델명: 700T1A·시제품)를 입수, 제품의 사양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태블릿PC 기능을 강화한 윈도8은 윈도 시리즈 중 최초로 ARM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제품으로, 하나의 OS를 통해 PC, 태블릿PC, 노트북PC 등 다양한 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이번에 제작한 윈도8 탑재 제품은 태블릿PC와 함께 PC로도 활용할 수 있게 구성됐다. 윈도8 탑재 태블릿PC는 삼성전자 외에 아수스 등도 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기는 11.6인치 화면과 12.95mm 두께, 860g의 무게를 갖췄으며 도크 등을 사용해 거치 형태로 전환하고 블루투스 키보드와 연결하면 미니 PC로 변환해 사용할 수 있다.

또 2세대 인텔 코어 i5(1.6GHz) 중앙처리장치(CPU)로 구동되며 4GB DDR3 메모리와 64G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인텔 HD 그래픽스를 지원한다.

보안성과 부팅 시간을 향상시키는 'UEFI(Unified Extensible Firmware Interface) BIOS'를 채택해 제품 부팅에는 8~9초가 걸린다. 배터리는 최대 7시간까지 이용 가능하다.

삼성전자 측은 "이 같은 사양은 노트북PC 수준의 성능"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태블릿PC는 이 회사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1'에서 공개한 슬레이트PC '시리즈7'과 외관은 동일하지만 3G와 보안 모듈인 TPM이 기본 장착되고 자이로, NFC(근거리무선통신) 등의 센서가 탑재된 점이 다르다.

스크린에는 수퍼 브라이트 플러스(Super-Bright Plusㆍ400nit)와 해상도(1366x768)를 적용했고 전면 200만화소 후면 300만화소급 카메라도 탑재됐다.

이밖에 USB, 마이크로SD,고선명멀티미디어인터페이스(HDMI) 포트 등을 태블릿PC에서 지원하며 도크를 통해서도 USB, HDMI, 이더넷(Ethernet) 포트가 제공된다.

MS의 윈도 부문 담당자인 스티븐 시노프스키는 "출시일이 아닌 제품의 품질 향상에 힘쓸 것"이라며 제품 출시 예정일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이 제품의 사양은 변동 가능성이 있으며 완성 제품은 내년께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S와 미국 언론에 따르면 윈도8은 터치 우선(Touch first) 방식의 '메트로' 스타일의 사용자환경(UI)를 채택한 점이 특징이다.

애플의 아이패드의 경우 스크린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응용 프로그램) 아이콘을 통해 사용 가능하지만, 윈도8은 이와 달리 사각형 박스 형태의 '타일(tile)'을 사용해 뉴스나 스케쥴, 이메일, SNS 등을 개인화해 설정할 수 있고 마우스나 키보드로도 이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다이렉트X 11(DirectX 11) 기반의 게임 환경을 지원하며, 스카이 드라이브(Skydrive)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MS 계정으로 접속하면 사진이나 이메일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업데이트 상태를 유지하면서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 터치 가능한 '인터넷 익스플로러10'을 내장하고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윈도스토어'와 새로운 형태의 '윈도미디어센터'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날 윈도8에서 구동되는 30여개의 앱도 선보인 MS는 윈도7용 앱과의 호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MS와 삼성전자의 이번 합작품과 관련 PC OS의 전통적 강자인 MS에게는 애플ㆍ구글 등에 밀린 태블릿PC OS시장에 대한 재도전을 의미하고, 삼성전자의 경우 애플과의 특허전과 '구글-모토로라'에 대응해 OS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