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신제품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박수 갈채를 받은 게 얼마 만일까.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차세대 PC 운영체제(OS) '윈도8' 발표장은 청중들의 환호와 박수로 넘쳐났다.

MS는 최근 수년 동안 실수를 거듭했다. 모바일 OS '윈도모바일'이 그랬고 PC용 OS '윈도비스타'도 그랬다. 최근 몇년간 제대로 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윈도8은 왜 박수를 받았을까. 한 마디로,PC에 터치 기능을 적용하고 PC용과 태블릿용 OS를 통합하는 등 혁신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손가락으로 메뉴를 터치해 작동하는 기능은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내놓은 후 보편화됐다. 이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는 터치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이 기능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PC 화면 속 아이콘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면서 멋쩍게 웃곤 한다. 바로 이 시점에 MS가 윈도8에 터치 기능을 적용했다.

윈도8을 탑재한 PC라 해도 기본적으로는 마우스와 키보드로 작동한다. 그러나 손가락 터치로 화면을 넘기거나 앱(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도 있다. 따지고 보면 PC에서도 터치패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터치 기능을 실현한 만큼 PC에 터치 기능을 도입하는 것은 이미 예상됐다고 볼 수 있다.

윈도8이 박수를 받은 두 번째 이유는 PC용과 태블릿용 OS를 통합했기 때문이다. OS를 통합하면 태블릿용과 PC용 앱을 따로 개발하지 않아도 되고 호환성도 좋아진다. 애플과 구글의 경우 PC용과 모바일용 OS가 별개다. 애플 OS는 OS X과 iOS이고,구글 OS는 크롬과 안드로이드이다. PC용과 모바일용 OS가 닮아가고 있어 언젠가 통합OS가 나올 것이라고 예견돼온 상황에서 MS가 선수를 친 것이다.

메뉴나 앱 아이콘이 타일(또는 벽돌)처럼 생겼다는 점도 윈도8의 특징이다. 지하철(metro) 안내판을 닮은 타일형 메트로 유저인터페이스(UI · 사용자환경)를 채택했다. 메트로 인터페이스는 MS가 모바일 OS '윈도폰7'에 도입했던 기능이다. MS는 PC에서도 터치 기능이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윈도8에 터치하기 편한 메트로 인터페이스를 도입했다.

윈도8의 네 번째 특징으로는 앱스토어를 탑재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앱스토어는 앱을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로 애플 '앱스토어'가 원조다. MS도 '윈도 마켓플레이스'라는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데 윈도8에서는 아예 기본기능으로 탑재했다. 애플과 구글도 아직 OS에 탑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MS가 한발 앞서 나간 셈이다.

윈도8은 이 밖에 이메일과 캘린더 기능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스카이드라이브' 기능을 적용했다. 이처럼 MS가 윈도8에 혁신적 기능을 도입함에 따라 애플 구글 등과의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MS가 윈도8을 발매하는 시점까지는 애플과 구글이 좀더 진화한 OS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