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또 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코스피지수는 연저점으로 추락했고 환율은 급등했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115.70포인트(6.22%) 폭락한 1744.88로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가 세계 경제성장 둔화 우려로 폭락한 상황에서 이날 코스피도 5% 이상 밀리며 출발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위기의 불씨를 또 다시 지폈다.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낙폭을 더 확대, 끝내 1750선 마저도 내 줬다.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코스피는 지난 12일(1793.31) 뚫고 내려서며 연중 최저치로 추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락폭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장이 확산되면서 코스피지수가 125.91포인트(10.57%) 폭락한 2007년 8월16일 이후 최대치인 동시에 역대 세번째로 큰 낙폭이다.

시가총액은 984조7360억원으로 하루 만에 시총 65조5920억원이 사라졌다. 지난해 9월13일(996조7430억원)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 1000조원이 붕괴됐다.

코스피200지수선물 9월물의 하락폭이 5% 이상인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서 오후 1시 3분부터 5분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는 올 들어 세번째, 역대 46번째다.

모든 업종이 급락한 가운데 수출주가 받은 타격이 가장 컸다. 운송장비와 화학 업종은 외국인과 기관이 집중적으로 매물을 내놓은 탓에 10.89%, 9.81% 이상씩 폭락했다.

전기전자 업종도 업황 부진 우려에 5.42% 떨어졌다. 건설과 기계 증권 제조 업종 등도 6~7% 이상씩 크게 밀렸다. 장중 1% 이상 올라 두각을 나타냈던 통신업종(-2.21%)도 끝내 하락세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7일만에 폭락해 470선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 대비 33.15포인트(6.53%) 떨어진 474.65로 장을 마쳤다.

스타지수선물 가격 급락과 함께 전날에 이어 재차 서킷브레이커가 내려졌다. 뒤이어 올 들어 두번째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한 것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서 비롯된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주에는 펀더멘털(기초체력) 모멘텀의 훼손 우려가 더해졌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주식시장은 3분기 실적악화와 2012년 예상실적 가이던스 하락을 반영시키는 과정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시장에서는 포트폴리오로 회피하기 힘든 체계적 위험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 급락에 환율은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35원 뛴 1087.35원에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오정민 / 김효진 기자